"중국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억울하고 미안한 감정이 든다. '내가 꿈꿨던 금메달의 자리가 이런 것인가'라고 반문하게 됐다."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맏형 곽윤기(고양시청)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발생한 '중국 봐주기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혔다. 곽윤기는 지난 6일 국내 취재진에게 "준결승전을 직접 지켜봤는데 중국,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미국 등 3개 팀이 실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터치가 안 된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반대로 다른 나라가 그랬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스포츠 신문 스포르트엑스프레스도 "심판들이 중국과 안현수 코치에게 혼성계주 금메달을 선사했다. 스캔들이라고 할 만하다"는 현지 여론 반응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어째서 미국 대신 결승에 진출했는지 의문이 많다"고 지적한 뒤 "중국의 모호한 준결승 통과는 아직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이해할 수 없는 실격을 당한 미국 대표팀과 러시아 대표팀은 파이널B 참가를 거부하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이 선수 간에 터치 없이 금메달을 딴 상황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노터치 금메달' '블루투스 금메달' 등 다양한 유행어가 생산됐다.
이에 앞서 개회식에서 중국은 한복 차림의 출연자를 소수민족으로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복 논란은 스포츠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번졌고, 여야는 연일 중국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한복이 우리 전통의 의복 문화라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로 이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외교부 등 관계 부처에서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복 논란으로 가뜩이나 국민의 감정이 상한 가운데 쇼트트랙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나오자 '반중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수에 대한 배려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회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매체인 가디언은 7일 '더 이상 눈물도 나지 않는다. 항의 커지는 올림픽'이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각국 관계자와 선수들의 성난 목소리를 전했다.
지난 5일 여자 스키애슬론 경기가 열릴 당시 기온은 영하 13도. 하지만 강풍에 선수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밑돌았다. 너무 추운 날씨에 스웨덴 선수인 프리다 칼손은 실신 직전까지 몰렸고 참가한 모든 선수는 강추위와 사투를 펄쳐야 했다. 국제스키연맹(FIS) 규정에 따르면 기온이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면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도 언급됐다. 가디언뿐만 아니라 로이터통신도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에 달하는 알파인스키 경기장에 선수들의 몸을 녹여줄 따뜻한 음식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점에 불만을 터뜨렸다.
선수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은 '격리 상황'이다. 러시아 바이애슬론 선수인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는 격리 호텔에 머문 경험을 최근 인스타그램에 소개하며 "배는 아프고, 얼굴은 몹시 창백하다. 눈 주위에는 다크서클이 생겼다. 나는 매일 운다. 너무도 지쳤다"고 전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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