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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CEO] 베어링 사업 전환점 맞아 전동화·로봇분야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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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베어링 산업은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셰플러코리아는 전동화와 로봇공학기술(로보틱스), 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하려고 합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이병찬 셰플러코리아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셰플러코리아는 한국 베어링시장 1위 업체다. 1953년 설립된 신한베어링공업이 시초다. 신한베어링공업은 1964년 한화그룹으로 넘어가 한국종합기계로 이름을 바꿨고, 이후 2006년 셰플러그룹에 인수되며 셰플러코리아가 됐다. 이 대표는 1991년 한국종합기계에 입사해 2016년부터 셰플러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조1000억원이다.

베어링이란 움직이는 기계의 축을 고정시키고, 회전축과 축의 지지대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부품이다. 일반 소비자에겐 낯설지만 움직이는 모든 기계에 꼭 필요한 부품이다. 자동차는 물론 풍력발전기, 농기계, 기차, 항공기, 로봇 등에 들어간다.

베어링 산업의 화두도 '전동화'다. 셰플러코리아도 전동화 속도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바뀌면 부품 수가 줄면서 필요한 베어링도 40~50%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전동화가 베어링 산업에 악재만은 아니다. 엔진보다 빠른 모터 속도를 견뎌내고 소음이 없는 전기차에 맞춰 만들려면 베어링 기술력이 더 높아져야 한다. 이 대표는 "전기차로 바뀌면 품질과 내구성 측면에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우리로서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양적으로는 (필요한 부품 수가) 줄어들지만 높은 기술력으로 베어링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셰플러코리아는 미래 신산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베어링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베어링에 센서를 달아 기계 속도와 진동, 온도 등을 확인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셰플러코리아는 로봇에 들어가는 부품과 시스템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베어링 등 부품 위주였다면 지금은 모듈화, 시스템화되고 있다"며 "솔루션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셰플러코리아는 일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마쓰다 등 일본의 주요 완성차 업체가 셰플러코리아의 거래처다. 이 대표는 "일본 사람들이 웬만하면 외국 제품을 쓰지 않는데도 셰플러코리아는 제품 품질과 성능을 내세워 일본에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플러코리아는 최근 여의도로 회사를 옮겼다. 이 대표는 "재택근무제가 활성화되면서 사무실 크기를 줄였다"며 "베어링 산업처럼 사무실도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무실이 열린 공간이 되면서 '배려'의 문화도 싹텄다. 이 대표는 "과거에 칸막이가 있었을 땐 직원들이 큰 소리로 전화하고, 책상 위를 정리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사소하지만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셰플러코리아는 설립 이후 항상 사무실을 임차했다. 셰플러그룹이 부동산만 따로 사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임대업으로 돈을 버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이병찬 대표는…

△1963년 출생 △1986년 고려대 경영학과 △1991년 단국대 경영학과 석사 △1991년 한화그룹 한국종합기계 입사 △2016년~ 셰플러코리아 대표이사

[이새하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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