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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허스토리] 군부대 위안은 여성의 몫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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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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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Words : 여성의 언어

우리는 소녀들에게 그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격려해야 한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Her View : 여성의 관점

한국일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위문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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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그 시선'이 문제다
(2022년 1월 20일자)


안녕하세요. 독자님! 허스토리입니다. 지난 일주일 간 많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어요.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허스토리로서는 이것도, 저것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겨요. 아마 3월 9일 대선 전까지 이런 풍경이 이어질 듯하여, 이따금 중요한 이슈는 본격적 논의에 앞서 한국일보 기사 링크를 활용하여 간략하게라도 브리핑해 드릴게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대선 일정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다가 다시 복귀했습니다. 닷새 만에 기자회견장에 나온 심 후보는 과거 조국 사태 때 오판을 스스로 인정하고, 대선 핵심 과제로 노동·여성·기후위기를 꼽으며 심기일전을 다짐했어요. 지난 주말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사적 통화 내용이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2차 가해하고 가해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이 사안은 '취재 윤리' 측면에서 고민해 볼 많은 주제를 남겼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의 칼럼으로 대신할게요.

→ 칼럼을 읽으시려면 주소를 붙여넣기 하세요 https://url.kr/kvyimb

동시에 많은 분들이 공분하고, 행동에 나서기도 한 이슈가 있었는데요. 바로 서울 진명여고 '위문 편지' 논란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문편지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편지에는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군인에 대한 조롱"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남초 커뮤니티 유저를 중심으로 해당 학교를 찾아가고, 여고생의 신상을 터는 극단적 행위도 이어졌습니다. 여학생들에 대한 도 넘은 성희롱 악플도 달렸어요.

'요즘도 위문 편지를 쓴다고?' 많은 분들이 의아한 마음부터 들 것입니다. 20년 전쯤 초등학교에서 '국군 장병님께' 라는 첫 마디로 시작하는 편지를 쓴 경험이 없지는 않으나, 2022년에 그것도 여자 고등학교에서 '전통'이라는 형태로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국군 장병에 부적절한 편지를 쓴 학생에게도 잘못이 없진 않아요. 불특정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한 행동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학생의 신상을 털고 사이버 불링을 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온라인 폭력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학교 측의 중심 잡힌 대응일 겁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학교 측은 입장문을 내고 "1961년부터 시작하여 해마다 이어져 오는 행사로, 젊은 시절의 소중한 시간을 조국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들께 감사하고 통일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교육활동으로 삼고 있었다"고 설명했어요. 그런데 이어진 문장이 조금 이상합니다. 학생에 대한 보호는 온데간데없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국군 장병 위문의 다양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겠다"고 덧붙였어요.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말이죠. 해당 학교는 60여 년 간 육군 모 부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왔습니다.

'왜 여학생은 국군 장병에 대한 위로와 돌봄의 주체로 취급받는가.' 우리가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것일 겁니다. 물론 국군 장병의 노고와 희생은 충분히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성 미성년자를 동원할 일이 아닌, 국방부 등 국가의 공적 프로세스가 감당할 문제입니다. 더 나아가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는 여학생들의 응원을 억지로 쥐어 짜낼 것이 아니라 '보편 시민'이 일상적으로 가져야 할 태도일 겁니다. 전교조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군인에게 무례한 편지를 보낸 여학생이 속한 집단 전체가 성적 폭력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 역할 편견과 성차별을 드러낸다"며 "여성 청소년이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발상은 기괴하기까지 하다"고 밝혔어요.

'겨우 위문 편지 하나 가지고 왜 그래?'로 간과하기만은 어려운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 뉴스레터를 마무리하도록 할게요. 여러분, 6·25전쟁 때 '한국군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 ( 기사 읽으려면 https://url.kr/db87rk )을 아시나요? 일본군에 의한 약탈적 범죄 행위가 아니라, 아군인 국군이 이런 행위를 자행했다는 것은 '군인은 전쟁터에 나가 싸우고, 여성들은 그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존재로 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젠더 폭력 범죄 행위로 이어진 결과일 겁니다. 평시에도 이런데, 혹 전시라면요? 여성들에게 이번 일이 '겨우 편지 한 장'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Her Story : 여성의 이야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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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이 영화를 소개해 드릴 수 있을까 싶었어요. 바로 영화 '허스토리'입니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일부라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인 '관부재판'의 과정을 그립니다. 한 사람의 주인공 이야기가 아닌, 이 재판을 이끈 여장부 문정숙과 할머니들의 '우리'라는 관점에서 말이죠.
영화 속 주도적 인물인 문정숙은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해자들의 재판을 이끈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은, 부산에서 사업을 하며 많은 부를 쌓았지만 위안부 문제 해결에 투신한 이후로 모아둔 재산을 다 써버려 지난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며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여성들의 힘을 읽습니다.
누군가는 '위문 편지 한 장'에서 군 위안부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과한 해석이라 비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젠더 권력의 약자인 우리는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여성들이 일어나 목소리를 내고 정확하게 보정하지 않는다면, 전후 70년이 되도록 바뀌지 않은 이 시선은 일상 곳곳에 침투해 위력을 떨칠 거라는 걸 말이죠. '진명여고 위문 편지' 사건이 단순한 '온라인 이슈'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본 뉴스레터는 2022년 1월 20일 출고된 지난 메일입니다. 기사 출고 시점과 일부 변동 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허스토리'를 즉시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한국일보에서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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