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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동남 아프리카 열대폭풍 사망자 88명으로 늘어…폭풍 또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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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날아가고 모든 것 잃었다" 수만명 홍수에 고립돼 식량 등 지원 절실

제2의 열대폭풍 '바치라이' 내달 2일 모리셔스 상륙…"기후위기 현실화 보여줘"

연합뉴스

열대폭풍에 큰물 진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각)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67㏊(67만㎡) 면적 안카시나 지구의 홍수 피해 지역에 아이들과 주민들이 서 있다. 2022.1.29 photo@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이번 주 동남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말라위에 불어닥친 열대폭풍 '아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88명으로 늘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폭우를 동반한 아나가 지난 22일 마다가스카르를 관통하면서 산사태와 건물 붕괴, 유실 사고 등으로 48명이 숨졌다.

이어 24일 모잠비크에 상륙해 내륙국가 말라위를 통과하면서 홍수와 정전을 일으키고 각각 20명의 사망자를 냈다.

유엔에 따르면 이들 3개국에서 수십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고 광범위한 파괴가 일어났다. 수만 명이 홍수 피해로 길이 끊기고 정전이 일어나면서 임시 대피소에 고립됐다.

말라위는 라자루스 차퀘라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지난 25일 전국 대부분이 정전됐다.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28일까지도 전력이 복구되지 못했다.

말라위 재난 관리부는 일부 도로가 유실돼 장례식 때 가족들이 걸어서 매장지까지 직접 시신을 운구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화선이 서서히 복구된 가운데 홍수로 인한 공포도 조금씩 알려졌다.

요하네 미송궤는 AFP와 통화에서 "남부 치콰와 타운이 큰물에 휩쓸려 우리 주민 대부분은 나무와 지붕 꼭대기에 올라가 이틀 동안 물이 빠지길 기다렸다"면서 "일부는 지붕에서 보트로 구조됐다"고 말했다.

이 지역 재난관리인 폴 은다메라는 "일부 지역은 도달할 수 없어 긴급지원을 요청한다"면서 "지원이 없으면 많은 사람이 굶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게 떠내려가 버려 사람들이 식량을 긴급히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도양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도 13만 명이 직접적 홍수 피해를 보고 7만2천 명은 집을 잃었다.

많은 사람이 임시 대피로로 갔다가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재건을 위해 2만 명 정도가 돌아오고 있다고 재난관리실이 밝혔다.

모잠비크엔 주택 1만500채가 손상되고 보건시설 12곳과 학교 137곳이 피해를 봤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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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대피소에 수용된 수재민들
(안타나나리보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각)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의 67㏊ 안카시나 지구 출신 1천명 정도 수재민이 학교임시대피소에 수용되고 있다. 2022.1.29 photo@yna.co.kr


임시대피소인 교실바닥에 두 살배기, 다섯 살짜리 두 자녀의 잠자리를 만들던 마리아 호세는 "첫 번째 폭풍에 집이 날아가 버리고 남은 게 하나도 없다"면서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모잠비크에서는 2019년 사이클론 '이다이'로 유실된 다리를 2020년 재건했으나 이마저도 이번에 떠내려갔다.

이런 가운데 제2의 열대폭풍이 이미 인도양에서 형성됐다.

열대폭풍 '바치라이'는 다음 달 2일 섬나라 모리셔스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괴력이 더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최근 수년간 이 지역에 닥치는 폭풍과 사이클론은 그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폭풍이 더 강하고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아 루이사 포르나라 유니세프 모잠비크 대표는 "이번 폭풍은 기후 위기가 매우 현실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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