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우크라 위기, '노르망디 테이블'이 돌파구 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EU 역할론 대두... 다가오는 유럽군 창설과 마크롱 리더십

오마이뉴스

2020년 6월 회담중인 푸틴과 마크롱 ▲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프랑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회담중이다. ⓒ REUTER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 해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뚜렷한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긴장완화가 필요하며 지난 26일 파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회담' 참가국 회의와 형식 틀에서 러시아와 프랑스 양국이 지속적인 협력하자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해진다.

같은 동맹국, 미묘하게 다른 입장

25일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 대응할 것이라는 잇따른 경고를 냈다. 26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을 금지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국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주요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우려하는 입장을 공유하지만 그 방법에서 있어서 스탠스가 조금씩 다르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에스토니아 등에 추가 지원군을 보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추가적인 경제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공격 시 보복은 하되 현재로선 단계적인 대화가 필요하며 추가적인 제재 수단은 아직 쓸 카드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익명의 프랑스 관계자는 "우리는 같은 수의 군용 트럭, 탱크 그리고 군인들을 보고 있다. 우리는 같은 기동의 병력을 관찰했지만 공격이 임박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르 몽드>지에 내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 영국에 비해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 국가 일부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주시하면서도 조금은 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과 러시아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푸틴 대통령과 이탈리아 주요 대기업 CEO들은 화상 회의를 한 바 있다. 특히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로 인해 러시아 대응에 보다 소극적이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망디 테이블'로 돌파구 찾나

지난 19일 열린 유럽연합(EU) 의회 연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EU의 집단안보체제(collective security order)'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럽인으로서 나토의 틀에서 동맹을 공유하되, 동시에 러시아에 독자적인 협상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러시아와의 대화 가능성을 제안한 바 있다.

마크롱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4개국의 '노르망디' 형식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4개국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친러 분리주의자와 우크라 정부군 사이에 있었던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민스크 협정의 당사국이다. 4개 당사국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합의를 일궈냈기 때문에 "노르망디 형식"이라 불린다.

그리고 26일 파리에서 이런 틀에서 4개국 정치고문회의에서 8시간여의 마라톤 회의가 있었다. 그 결과 '우크라 동부 지역에서 약속한 휴전은 지키자'는 합의를 도출할 수는 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27일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이 의미가 있었으며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은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다음 협상 테이블은 2주 뒤 독일 베를린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유럽군 창설과 마크롱 리더십

올해 4월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까지 재선 도전을 선언하지 않고 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이유가 바로 유럽연합에서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프랑스는 유럽연합의 상임의장국을 맡게 됐고, 본래 친EU 성향을 밝혀온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핵잠수함 계약건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기도 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방위를 미국과 나토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유럽의 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는 마크롱 개인의 비전이기도 하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 나토 창설 멤버인 프랑스는 나토군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나토의 정치기구에 참여하면서도 독립적인 방위 기구를 추진해왔다는 역사가 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EU 집행위원회 보안 문서에 따르면 EU는 2025년까지 병력 5천 명 규모의 유럽 합동군을 창설할 계획이며, 유럽군 창설 안은 오는 3월 최종안이 승인될 예정이다. 최종안이 승인이 되면 EU는 2023년부터 정기적으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과 패권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NATO를 축소하고 아시아 태평양 전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다는 점에서 '2021~2022 우크라이나 위기'는 '신냉전 시대의 미국, 유럽연합 사이의 전략적 역할 배분'으로까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호익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