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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오수 전화, 성남FC 수사 꺾었나…檢 내부 특임검사 요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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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의혹' 금융정보 조회 요청 반려 뒤 검찰총장-성남지청장 통화

친여 성향 수원지검장에 진상파악 지시…대검 "재수사 여부 결정 안 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성남FC 의혹' 수사가 박은정 지청장과 수사팀 사이의 마찰로 차질을 빚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이 직접 성남지청에 전화를 건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남지청 수사과는 작년 7월께 네이버의 성남FC 39억원 후원금 의혹을 수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검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조회를 요청했으나 대검은 이를 반려했다.

성남FC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의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대검은 성남지청의 자료 조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로 '절차상 문제'를 들었다. 성남지청이 자체적으로 수사 중이던 네이버 후원금 문제를 넘어 의혹 전반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 시기 경기 분당경찰서는 관련 고발을 접수해 3년 동안 이 후보를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수사하고 있었는데, 성남지청이 조회를 요청한 자료 중에는 분당경찰서의 수사 범위와 겹치는 것도 있어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게 대검의 입장이다. 검경 수사권이 조정돼 검찰은 경찰 송치 전인 사건을 지휘할 수 없다는 취지다.

김오수 총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이런 보고를 받은 뒤 따로 박은정 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절차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경찰은 작년 9월 이 후보가 무혐의라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했으나, 고발인의 이의 신청에 따라 사건은 성남지청으로 넘어갔다.

이 무렵 박은정 지청장은 종전 성남FC 의혹 수사팀인 형사3부를 축소하고 인력을 재배치했다. 대검 FIU 자료 조회 의뢰는 자신의 승인이 있어야 이뤄지도록 전결 체계를 바꿨다.

보완 수사나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건의한 박하영 차장검사 등 성남지청 수사팀과는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다. 박 차장검사는 박 지청장과의 갈등 끝에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성남지청은 "지청장이 직접 수사기록 28권, 8천500여 페이지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수사팀과 견해 차이가 있었다"며 "(지청장과 수사팀의) 각 검토 의견을 그대로 기재해 상급 검찰청에 보고하기로 하고 준비하던 중 차장검사가 사직했다"고 해명했다.

박 차장검사가 사표를 낸 뒤 그간의 상황이 하나둘씩 알려지면서 성남지청에서 수사 무마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고, 김오수 총장은 26일 수원지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진상조사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조사를 맡기면 진상이 드러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수도권의 어느 부장검사는 "차라리 특임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사람이 여럿인 것으로 안다"며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검찰에 많다"고 말했다. 성남FC 의혹 수사를 검찰 내부가 아니라 특검에 맡기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검이 성남FC 의혹 수사를 지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기도 했지만 대검 관계자는 "수사 여부는 수원지검의 경위 파악이 끝나야 결정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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