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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403人이 뽑은 상반기 포트폴리오 | 반도체·전기차 ‘확대’ 바이오·카카오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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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는 하반기 들어 낙폭을 키우며 3000선을 지켜내지 못했다. 올 들어서도 5% 가까이 하락하며 2800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내외 금리 인상과 미국의 긴축 우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이슈까지 겹치면서 증시 발목을 잡았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과 셀트리온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진 점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세에 코로나19 반등장을 주도했던 ‘동학개미’도 힘을 쓰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인 2800선을 지지 삼아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지만, 무작정 마음을 놓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 경제가 흔들리고 있고 예상을 빗나간 글로벌 증시 전망에 정책·정치적 변수까지 더해져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언제 갑자기 주가가 급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 또한 크다.

혼란스러운 증시지만 투자의 맥은 분명히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증시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NFT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게임주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매경이코노미가 115개 운용부서 펀드매니저 403명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포트폴리오 편입 계획을 물어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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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편입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펀드매니저가 많았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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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중 확대 의견 최다

▷‘반도체 혹한기’ 끝나고 반등 온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을 제치고 매출 1위(759억5000만달러)를 차지한 삼성전자 편입 비중을 늘리겠다는 펀드매니저가 199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매수 의견을 밝혔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 24일 8만원을 넘어섰다 조정을 거치면서 1월 19일 기준 7만6300원을 기록 중이다.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대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되고, 주가 발목을 잡아온 메모리 업황 둔화도 예상보다 빠르게 잦아들고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다. 여기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대형 M&A(인수합병)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올 상반기에 주가 반등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다운사이클이 짧게 종료되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스마트폰 사업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매력적인 호재가 풍부한 만큼 제2의 전성기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뒤를 이어 SK하이닉스를 두고 197명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혹한기’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은 연초 이후 1월 19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6204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PC와 모바일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제적인 서버 투자, 서버 업체들이 보유한 D램 재고 감소의 영향으로 D램 가격은 2분기 바닥을 형성한 후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상승 전환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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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미래차 비전 ‘굿’

▷SK이노·LG엔솔 배터리株도 ‘찜’

반도체와 함께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것은 전기차 관련주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비중 확대 의견을 밝힌 펀드매니저가 각각 95명, 32명, 14명 나왔다. 우선 판매량 증가에 따른 호실적이 기대된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48만9118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판매량이 21.6% 증가했다.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혼다(146만6630대)의 연간 판매량을 넘어선 기록이다. 2022년 판매 대수는 반도체 공급난 해소에 따른 생산 회복으로 한 단계 더 증가할 전망이다.

미래차 경쟁력도 강화한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아이오닉5(현대차)와 EV6(기아), GV60(제네시스)을 잇달아 선보이며 과거 수익을 깎아먹는 원인이 됐던 전기차 부문에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는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70 EV가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CES 2022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 개념을 제시하며 새로운 변화상을 보여줬다. 미래차 비전 제시는 전기차 영역에서 현대차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차 전지 관련주인 SK이노베이션(34명)과 LG에너지솔루션(17명)도 비중 확대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무려 114조원을 동원하며 IPO 역사를 새로 쓸 만큼 증권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2차 전지 사업은 국내 정유·화학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미국 1공장과 헝가리 2공장 상업 가동을 통해 배터리 생산능력이 62GWh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벤츠와 애플의 전기차 관련 공급 기대감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LG전자도 비중 확대 의견(18명)이 축소(11명)보다 많았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새 먹거리로 키우면서 전기차 수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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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LG이노텍 메타버스 수혜

▷NFT 신사업 속도 내는 게임주도 관심

지난해 증시를 휩쓸었던 메타버스 테마는 올해도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메타버스 수혜주로 분류되는 네이버(49명), LG이노텍(21명), 하이브(18명), 엔씨소프트(9명), 펄어비스(7명) 등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 펀드매니저가 다수를 차지했다. 메타버스 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957억달러(약 114조원)에서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823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약 2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해외 이용자가 90%, 10대 이용자가 80%가량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MZ세대가 주요 이용층을 구성하고 있어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구찌를 비롯해 크리스찬디올,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이미 입점했고, 광고 효과를 노린 기업들의 입점이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더불어 이용자가 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는 ‘좌판’을 깔아주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 수익도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LG이노텍은 메타버스 세계의 XR(확장현실) 구현을 위한 핵심 부품인 3D 센싱 카메라와 ToF(비행 거리 측정) 모듈에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다. 특히 애플이 올해 MR(혼합현실)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이노텍이 부품 공급사로 언급되고 있어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4조9140억원, 1조328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과 함께 국내 전자 부품 기업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삼성전기도 비중 확대 의견(14명)이 다수를 차지했다. MLCC,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 BGA)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데다 메타버스 관련 수혜가 예상돼서다. 삼성전기는 XR 기기용 카메라 모듈과 부품, 자율주행차용 전장 부품 등 다양한 신사업 진출 계획을 검토 중이다.

하이브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메타버스 팬 플랫폼인 ‘위버스’의 폭발적인 성장과 미뤄진 신인 그룹 데뷔, M&A 등 호재가 많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는 단순 엔터업 영역을 넘어 원천 IP 스토리의 소비-생산이 반복해서 이뤄지도록 하는 사업 구조를 확립해나가고 있다. 오리지널 IP 아티스트 기반 비즈니스가 미디어, 게임, 플랫폼, 메타버스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무한 확장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는 NFT(대체불가토큰) 관련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LG화학·카카오·셀트리온 외면

▷포스코·한국전력도 매력 떨어져

반면 최근 악재가 불거진 카카오와 셀트리온, LG화학 등은 외면을 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로 주가가 급락한 LG화학은 비중 축소(116명) 의견이 확대(7명)를 크게 앞섰다. 알짜 사업인 2차 전지 부문을 떼어내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100만원을 넘었던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 추진이 알려지면서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해 1월 19일 기준 65만30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2025년까지 10조원의 투자 계획과 배터리 소재를 비롯한 첨단 소재 사업 육성 의지를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으나,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도 냉담한 시각이 우세하다. 비중 확대 의견을 낸 펀드매니저는 각각 28명, 1명, 2명인 데 반해 비중 축소 의견은 79명, 36명, 16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비판에 시달렸고, 12월 들어서는 카카오페이 대표의 주식 매각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설상가상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탈세 의혹을 두고 최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카카오 측은 상생안을 발표하고,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가 반등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고점 대비 45% 이상 하락하며 플랫폼 규제 이슈 등의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면서도 “상장 자회사 주가 하락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바이오주에 대한 불안한 시각도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나타났다.

셀트리온(68명), 삼성바이오로직스(28명), SK바이오사이언스(28명) 등 대표 바이오주는 편입 비중을 줄이겠다는 의견이 확대를 크게 앞섰다. 한때 바이오 열풍의 주역으로 불렸던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과 최근 불거진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논란까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금리 인상 등 시장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표 성장주인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년 저평가주’ 포스코와 SK텔레콤, 한국전력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최근 물적분할 이슈로 시끄러운 상황이고 한국전력은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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