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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집 팔자니 양도세, 안팔자니 보유세…전문가 절반 "세금 가두리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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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21년 4분기 부동상 시장 동향' 발표

양도세 완화 의견 63% 달해…"전세시장 안정 위해서도 보유세 등 세제 완화 필요"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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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 안정을 위해선 '부동산 세금 3종 세트'로 불리는 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 일부가 부동산 세제 손질을 예고한 가운데 종합적인 세제 개편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21년 4분기 부동상 시장 동향'에 따르면 경제·부동산 전문가 812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향후 부동산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세제 정책과 관련해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모두 '완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0% 내외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도소득세를 '완화'하자는 의견은 63%에 달했다. '현행 유지'와 '강화' 의견은 각각 24%, 13%였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의 경우 '완화' 응답이 43%였고 '현행 유지'는 32%, '강화'는 25%로 집계됐다.

현재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양도세율은 최고 75%,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82.5%다. 종합부동산세도 다주택자 기준 최고 6%다. 다주택자의 경우 팔자니 양도세, 안팔자니 보유세가 걱정인 상황인데 차기 정부의 세제 완화 가능성을 기대하며 매도를 대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양도세를 완화해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공급을 늘려 주택 매매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KDI는 "양도소득세 완화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온 건 매물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을 도모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보유세도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고령의 납세자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취득세의 경우 '완화'하자는 의견이 53%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현행 유지'(37%), '강화'(9%) 순으로 응답했다. 우리나라는 빈번한 거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취득세가 2019년 기준 가장 높다.

특히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세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눈길을 끈다. 전체 응답자의 45%가 보유세 부담 가중에 따른 조세 전가를 막기 위해 보유세를 완화해 전세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셋값이 뛰면서 상승분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가 늘고 있는데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임차인, 보유세 부담 증가로 월세 전환을 통해 세금을 충당하려는 임대인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등을 보장한 '임대차 3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68%에 달했다.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도 부동산 매매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43%에 달했다. 분양가 규제, 전매제한, 청약자격제한, 투기지역 강화 등 거래 규제에 관해선 현행 수준을 선호하는 응답 비중이 각각 48%, 46%로 우세했다. 부동산거래분석원을 설립해 투기 억제를 강화하자는 의견도 44%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51.3%가 '하락'을 점쳐, '상승' 응답(30.4%) 보다 비율이 높았다. 응답자의 18.3%는 '보합'을 예상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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