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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여러분 덕분에 쉽니다" 오미크론 공세에 명절도 잊은 방역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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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최전선 지키는 코로나19 전담 박애병원·더나은요양병원 의료진

신속항원검사 도입한 선별진료소선 연휴에도 방역 관계자들 구슬땀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 첫날인 29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경기도 평택시에서는 의료진들과 방역 관계자들이 명절도 잊은 채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 돌보는 박애병원 이혜영 간호팀장
[박애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날 오전 7시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평택 박애병원.

이혜영 간호팀장은 출근하자마자 지난 밤 근무자와 입원 환자 36명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했다.

특이사항이 없음을 확인한 이 팀장은 바로 보호장구를 갖추고 오염 존으로 들어가 일일이 환자들을 직접 살폈다.

고령의 외상환자들은 혹여 욕창이 생길까 자세를 바꿔주고, 피부에 발진이 난 경우 새 붕대로 드레싱 하는 게 그의 일이다.

아침 식사가 나오면 환자들에게 가져다주고, 입으로 식사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콧줄을 이용해 식사하는 것을 돕는다.

이어 주치의 회진에 동행하고, 처방이 나온 대로 환자들에게 약을 전해주고 나면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난다.

이혜영 팀장은 "예전엔 고령의 기저질환 환자들이 많이 입원했다면 오미크론 확산 이후엔 비교적 젊은 환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엄마와 아기, 유아 등 어린 환자들이 들어올 땐 내 아이 같아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설 연휴도 우리 의료진들이 전국 곳곳에서 환자를 돌보며 코로나19 종식을 염원하고 있다"며 "오미크론이 닥친 이번 연휴가 고비다. 그동안 많이 참아주신 모든 분께 이런 말씀이 송구스럽지만 아쉽더라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방역 지침을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전담 요양병원인 평택 더나은요양병원에서도 연휴를 잊은 의료진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연휴 첫날 출근한 서은숙 수간호사는 의료진 상황실에서 병실 CCTV 영상을 지켜보며 환자 40여명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하고 있었다.

그는 혹여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오염 존 안에 있는 간호사들에게 무전으로 연락해 환자 상태를 돌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서 수간호사는 "여러 환자가 전담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는 힘든 시기를 보내신다"며 "현장은 정말 심각한 데 밖에서는 아직 체감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중증이 다소 줄어든 것은 맞지만 현장은 치열하다는 것을 모두가 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배하나씨
[배하나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신속항원검사가 도입된 평택지역 선별진료소에선 방역 관계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중수본에서 평택시보건소 선별진료소로 파견 나온 배하나씨는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안내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장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엔 오미크론 확산과 더불어 보건 당국이 미군 부대 종사자 등에게 진단 검사 행정명령을 내린 탓에 검사 건수는 검사소당 1천건을 상회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배씨는 지난 한 달간 주말과 휴일에도 출근해 지금까지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있다.

유독 할머니와 가깝게 지내는 배씨는 검사소에서 일하는 자신 때문에 혹여 할머니가 감염이라도 될까 봐 1년 가까이 찾아뵙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한다.

배씨는 "이번 설에도 비록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가족 모두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코로나 현장에 계신 모든 분의 노력으로 다음 명절에는 가족 모두가 모여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중인 정재훈 주무관(오른쪽 두번째)
[정재훈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정재훈 주무관이 연휴 첫날 검사소를 지키고 있었다.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외투를 걸칠 수 없어 맹추위를 그대로 참아야 하는 게 힘든 정 주무관은 2년 넘게 코로나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정 주무관은 "신속항원검사가 도입되기 전에는 검체 채취하고, 안내하는 역할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접수, 채취, 결과 판독에 음성 통보 혹은 PCR 검사 안내 등 일이 늘었다"며 "2년 넘게 명절마다 일하다 보니 이번 설에도 일하는 게 너무 당연해 별다른 느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종식을 위해 많이 참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검사소 인력이 한정돼 있다 보니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 정말 일이 많아 그런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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