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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왜 韓日은 푸이그에 멈칫했을까… 키움 도박 성공하면 KBO가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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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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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일부 구단들은 2020년 중반 한 에이전시의 연락을 받고 적잖이 놀랐다. 당시까지만 해도 KBO리그에 올 가능성이 전혀 없던 선수들이 이른바 ‘이력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는 2020년 초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리그 개막이 미뤄졌고, 구단들은 사상 초유의 사태에 새로운 선수단 운영 계획을 세우느라 바빴다.

리그나 구단이나 선수나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갈피를 잡지 못했고, 리그 개막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신분이 불안정한 선수들이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당시 KBO리그는 정상적으로 리그를 진행 중이었다. 실제 애디슨 러셀(전 키움)이 그런 절차를 밟아 KBO리그에 온 선수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결국 애틀랜타와 계약이 흐지부지된 야시엘 푸이그(32·키움)도 올 수 있는 선수로 분류된 게 큰 화제였다. 물론 계약이 되지는 않았지만, 2021년 중·후반부터 에이전시 측에서 다시 푸이그의 동양리그 진출을 타진하면서 관심은 본격화됐다.

푸이그는 2021년에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한 상태였다. 돈도 돈이고, 전환점이 필요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받을 수 있는 돈은 KBO리그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쳤다.

다만 몇몇 팀들은 고심 끝에 푸이그 영입을 접었다. 오면 큰 흥행이 될 수 있는 선수였지만, 구단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푸이그를 품지 못했다. 우려를 모은 행실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푸이그 이력서’를 받았던 A구단 관계자는 “몸 상태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영상을 보면 배트스피드가 많이 죽어 있었다”고 떠올렸다.

B구단 관계자는 “사생활 문제도 있고, 성적이나 몸 상태가 매력적인 건 아니었다. 차라리 정점에 오른 트리플A 선수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봤다. 게다가 성공할 경우 장기적으로 데려갈 수 있는 선수도 아니었다”면서 “일본 구단들도 푸이그 이력서를 받았다고 하더라. 그러나 일본에서도 모두 지나친 것을 보면 전체적인 반응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키움의 판단은 달랐다. 푸이그를 꾸준하게 관찰했고, 외야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봤다. 사생활 영역은 달라질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게 100만 달러를 모두 베팅하며 푸이그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에 대규모 투자를 자주 하던 팀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 확신을 엿볼 수 있다.

키움이 옳았다면, 단순히 이는 키움뿐만 아니라 리그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유명한 선수였고, 국내에서도 류현진(34·토론토)의 동료로 팬들에게 친숙하다. 야구 팬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근래 KBO리그에 온 선수 중 이만한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선수는 단언코 없었다.

시즌 초반에는 푸이그의 몸짓 하나하나가 관심을 모을 것이고, 활약이 좋다면 그 관심은 해외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마땅한 흥행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KBO리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잘해도 관심, 못해도 관심을 모을 것”이라는 대다수 야구 관계자들의 전망에는 그 기대감도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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