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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 결승골' 조규성, 벤투호의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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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27일 레바논전 결승골 작렬하며 승리 견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6경기를 치를 때까지 4승2무 승점 14점으로 5승1무(승점 16점)의 이란에 이어 A조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사상 초유의 10회 연속 본선진출 가능성이 매우 유력해진 한국은 27일과 2월1일 레바논과 시리아를 상대하는 중동 2연전이 마지막 고비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벤투호는 이번 중동 2연전에서 최정예 멤버를 꾸리지 못했다.

바로 한국 축구의 주장이자 슈퍼스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FC)과 '황소'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FC)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번 중동 원정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다. 벤투호의 붙박이 윙포워드로 활약하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한국은 국내파를 위주로 경기를 치른 유럽 전지훈련에서 아이슬란드와 몰도바를 연파했지만 연습경기와 실전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7일 열린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월드컵 본선진출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한국은 2월 1일 UAE에서 열리는 시리아전에서 승리하면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카타르행을 확정 짓는다. 손흥민과 황희찬의 결장으로 공격력이 약해질 거라 우려했던 레바논전에서 시원한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승리를 안긴 선수는 바로 김천 상무 FC의 스트라이커 조규성이었다.
오마이뉴스

▲ 평가전이 아닌 아시아 최종예선이라는 '실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조규성은 이제 어엿한 벤투호의 신무기가 됐다.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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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베스트11 선정 후 '명가' 전북 이적

어린 시절 또래들보다 성장이 다소 느렸던 조규성은 FC안양의 유스팀인 안양공고에 입학한 후 키도 실력도 빠르게 성장했고 고교 졸업 후 광주대학교로 진학했다. 1학년 때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조규성은 그의 공격적 재능을 알아본 이승원 감독의 권유로 2학년 때부터 공격수로 변신했다. 대학무대에서 인정 받는 공격수로 성장한 조규성은 2018년 U리그 8권역에서 광주대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3학년을 마치고 대학을 중퇴한 조규성은 FC 안양에 입단해 프로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33경기에서 14골 4도움을 기록하며 2019시즌 K리그2 득점 3위에 오른 조규성은 시즌이 끝난 후 K리그2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축구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공격수 조규성의 실력과 잠재력을 지켜 보면 K리그1의 최강팀 전북 현대에서 2020년 1월 조규성을 스카우트했다.

조규성은 전북 이적 후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오가는 멀티자원으로 활약했지만 K리그 최강 전북의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곧바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이적 첫 시즌 리그 23경기를 포함해 총 34경기에 출전한 조규성은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조규성은 전북의 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고 울산 현대와의 FA컵 결승 2차전에서도 이승기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전북의 '더블'(2개 대회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조규성은 2020 시즌이 끝난 후 군입대를 결심했다. 1998년생인 조규성은 2021시즌부터 더 이상 만 22세 이하 의무출전 규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선배들 사이에서 힘겨운 주전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젊은 나이에 일찍 병역의무를 마치고 충분한 경기경험을 쌓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조규성은 2021 시즌을 전북 현대가 아닌 김천 상무에서 보냈다.

상무에서도 조규성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리그와 FA컵을 합쳐 27경기에 출전한 조규성은 전북시절보다 더 적은 경기에 출전하고도 8골3도움을 기록하며 상무를 K리그2 우승으로 이끌었다. 조규성이 작년 시즌 기록한 11개의 공격 포인트는 FC서울 출신 박동진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기록이었다. 득점왕에 오르는 등 K리그2를 완전히 지배했다고 할 순 없지만 조규성은 입대 후 첫 시즌 활약을 통해 K리그2 무대는 좁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평가전에서 데뷔골, 실전에서는 '결승골'

조규성은 안양 시절이던 2019년부터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다. 조규성은 2020년 태국에서 열린 AFC U-23챔피언십 대회와 2020 도쿄올림픽 예선 등 올림픽 대표팀의 주요경기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다. 군대 선임인 오세훈(울산)과 조규성 중 누가 주전으로 낙점될 지가 관심이었을 뿐 조규성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도쿄 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조규성의 이름을 제외했다. A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FC 지롱댕 보르도)가 와일드카드로 선발됐고 올림픽 최종 엔트리가 18명에 불과해 한 포지션에 여러 선수를 선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규성은 작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명단에 소집되며 처음 성인대표팀에 선발됐고 황의조가 부상으로 빠졌던 작년 11월 UAE전에서 주전으로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성인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던 조규성은 1월 유럽 전지훈련 및 아이슬란드,몰도바와의 평가전을 통해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15일 아이슬란드전에 선발출전한 조규성은 전반17분 김진규(부산 아이파크)의 패스를 받아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조규성은 21일 몰도바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두 번의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감을 올린 조규성은 '실전'이었던 27일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경기에서도 황의조와 투톱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조규성은 전반 45분 황의조의 왼발크로스를 감각적으로 방향만 바꿔 레바논의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크로스가 넘어오는 순간 기습적으로 침투하며 레바논 수비진을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한국은 조규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바논을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했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투톱보다는 원톱을 세우고 양 옆에 윙포워드를 활용하는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따라서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조규성이 손흥민과 황희찬 복귀 후 당장 황의조를 제치고 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를 차지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뛰어난 체력과 풍부한 활동량, 여기에 골 결정력까지 겸비한 젊은 공격수 조규성의 발굴은 이번 유럽전지훈련과 중동원정을 통해 얻은 벤투호의 커다란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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