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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 토론 회피는 ‘말실수 관리’ 전략? 논란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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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친절한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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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정치 분야 공약을 발표하기 전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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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한달, 조용히 이대로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벽을 넘어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엔 최근 들어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너나없이 “우리도 조심하자”는 인사를 건네곤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본인 리스크에 이은 배우자 리스크로 롤러코스터 몇 번을 탔던 윤 후보지만, 이번주 들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며 치열한 양강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29일 기준 20대 대선까지 남은 39일.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맞이하는 닷새간의 설 연휴에 각 당 대선 주자에겐 유권자 관심을 사로잡아야 할 숙제가 남겨져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윤 후보의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면 어느 때보다 몸조심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윤 후보는 23일 ‘국민 공약 언박싱 데이’, 24일 ‘외교·안보 글로벌 비전 발표’ 등 하루에 한 차례 공약 발표 행사만 소화하는 등 일정을 최소화했다. 25일엔 환경·농업·스포츠 공약을 발표한 뒤 각 정당 대선 후보자들이 모두 참석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선수단 결단식 격려 행사 등에 얼굴을 비쳤고, 26일엔 당 선대본부 주최 정책토론회와 당 필승결의대회 등 당내 지지세를 확인하는 자리에, 27일에도 정치 분야 공약 발표회에만 참석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비공개 일정과 언론 인터뷰 등 밀린 업무가 많았다”고 설명했지만, 경쟁 후보들의 광폭 행보에 비교하면 확실히 이례적인 움직임이었다. 예컨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번주 내내 경기도 곳곳을 도는 순회 일정에 이어 27일 광주를 급히 찾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주초 울산을 돈 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원로들을 만나느라 분주했고,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교수까지 광주와 여수를 돌며 유권자 접촉면을 늘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쿠팡 물류센터와 환자단체연합회 등을 만나며 사회적 약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윤 후보의 ‘몸조심’ 전략은 적어도 이번주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 특히 첫번째 주의사항으로 꼽혀온 돌발적 말실수는 현장 행보가 줄면서 눈에 띄게 사라졌다. 다만 설 연휴 전후 시작될 토론회와 다음달 15일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까지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가 애초 4자 토론 대신 양자 토론을 고수한 것 또한 이런 맥락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상 유지에 사활을 건 윤 후보가 양자 구도를 공고히 하고, 돌발 발언을 줄이기 위해서는 ‘방송사 없이 양자 토론’ 카드가 나름의 묘수였다는 것이다. 4자 토론에서 경쟁자들의 총공세라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보수표를 두고 경쟁 중인 안 후보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결과적으로 양자 토론을 성사시켰고, 4자 토론도 법정 토론 횟수(3회) 이상 열리게 됐지만 이미 ‘토론을 피하는 후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는 점에서 윤 후보에겐 결정적 실점이 될 수 있다. “양자 토론 제안은 법원 판결과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오만”이라는 다른 당 비판에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토론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는 옹졸한 제안이다. 앞서가는 수권 후보로서 어떤 형식의 토론도 당당히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용호 의원)는 쓴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레이스 막바지. 초접전 구도에 들어선 윤 후보가 확장성을 갖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토론회’였다. 윤 후보는 산을 넘을 수 있을까.

김미나 정치팀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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