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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강아지 만날 때마다 "행복하다"는 윤석열...1500만 펫심 공략 성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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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방문해 장애인 관련 정책공약 발표에 앞서 은퇴한 안내견을 포옹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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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용인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찾은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시각장애인 안내견 체험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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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검사' 이미지가 강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지만, 유독 표정이 부드러워질 때가 있다. 바로 반려동물 관련 행사나 일정을 소화할 때다.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며 '토리아빠'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반려동물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유명한 윤 후보는 작년 11월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로 선정된 후 2번의 동물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하나는 펫케어 박람회 방문이고, 또 하나는 안내견 학교 방문이었다. 이 때마다 윤 후보는 표정이 유독 부드러워지며 행사 소회를 묻는 질문에 "행복했다"고 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태도가 1500만 반려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방문했다. '토리 아빠'답게 안내견들로부터 격한 환영 인사를 받았다. 윤 후보가 안내견 견사로 들어가자 안내견이 앞발을 들어 후보의 품에 안기고 윤 후보의 귀를 여러 차례 핥으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윤 후보는 "나에게서 친구 냄새가 나나 봐"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행사 이후 기자와의 대화에서 윤 후보는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며 "당선되면 은퇴한 안내견이나 특수목적견 한마리를 맡아 기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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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케이-펫페어 일산` 행사에 참석해 애견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11.19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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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행복하다'는 소감은 반려동물 행사를 방문할 때마다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윤 후보는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1 케이-펫페어 일산' 행사에 참석해 애견인들과의 교감을 나눴다. 행사에 참석한 윤 후보는 연신 지지자들의 반려견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한 청년 애견인의 강아지를 보며 "아저씨가 간식 하나 사 줄게"라며 간식을 구매해 선물하기도 했다. 다른 행사 참석자들에게 폐를 끼칠까 자신의 반려동물을 데려오지 못한 윤 후보는 이날 박람회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간식과 배변용 패드를 구매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이날 행사 소감 또한 "대규모 펫페어에 처음 왔는데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였다.

윤 후보의 '토리 아빠' 면모는 반려동물 관련 행사가 아닌 일정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7일 법무부 산하 범죄 피해 트라우마 통합지원기관을 찾은 윤 후보는 심리 치료 방안 중 하나로 '치유견'이 언급되자 "정말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강아지가 정신 건강에 정말 좋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는 치유견으로 유기견을 입양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유기견하고 범죄 피해 트라우마 (피해자가) 서로 간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기견 보호단체로부터 입양한 '토리'를 키우는 면모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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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방문해 장애인 관련 정책공약 발표에 앞서 안내견과 포옹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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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반려견 진심' 행보는 정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0일 '마음을 나누는 가족, 반려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물복지' 공약을 통해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낮추고 보호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물복지공단을 설립, 개·고양이 등 주요 반려동물의 다빈도·고부담 질환에 대해 △진료항목 표준화 △항목별 비용 공시제 △진료비 사전공시제 등을 정착시키고 표준수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가 반려동물 행사와 공약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본인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동물 복지'가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KB금융 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1448만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 응답자 중 62.7%는 "반려동물 유기와 관련된 법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2018년 응답보다 10.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유권자들 사이 동물복지 관련 법이 주요 의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반려인구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동물에 대한 선호 자체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반려동물 공약은 특히 MZ세대를 공략하기에 좋은 행보"라고 분석했다.

반려동물 관련 공약에 적극적인 것은 윤 후보 뿐만은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일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동물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반려동물 건강보험 도입, 의료비 소득공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려동물 공약이 표심을 위한 일회성 공약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현재 대선후보들이 제시하는 반려동물 공약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등 근본적인 동물 복지에 접근하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보인다"며 "동물의 생명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갖출 수 있는 공약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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