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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설 이후 부동산]① 서울 집값 강세전망이 우세… “전세금은 오른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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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월)→0.83%(10월)→0.60%(11월)→0.25%(12월).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매매지수 기준 서울 상승률)

지난해 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 서울 집값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꾸준히 둔해졌다. 하지만 자치구별 거래를 자세히 살펴보면 혼조세라는 표현이 들어맞을 만큼 제각각이었다. 서울 아파트의 둔화세가 뚜렷했던 지난해 12월에도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216.49㎡는 59억 5000만원(17층)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16층)보다 4억5000만원 올랐다. 같은 달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130.92㎡도 1년 만에 10억여원 가까이 올라 49억원(29층)에 손바꿈했다.

그에 반해 대표적인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관악구의 신림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최고 11억6000만원(4층)에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10억2000만원(4층)으로 1억4000만원 하락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6단지’ 전용 58.01㎡도 지난해 9월 최고 9억4000만원(11층)까지 올랐지만, 12월에는 7억9000만원(11층)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설 이후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두고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린다. 매수를 고려하는 실수요자들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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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불허 서울 아파트값… 상승? 보합? 하락?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2020년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지수에 따르면 2020년 0.85% 올랐던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6.58% 올랐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아파트값 통계로도 2020년 13.06%에서 2021년 16.40%로 기울기가 더 가팔라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끝없이 오를 것 같던 서울 아파트 시장에도 기류 변화가 생겼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지난해 말부터 6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급기야 1월 넷째주 변동률이 -0.01%로 집계되며 하락 전환했다.

다만 이는 양극화의 평균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강남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계속되는 반면, 중·저가 단지들이 밀집한 외곽지역에서는 하락 거래가 나타나면서 통계는 ‘0′으로 잡혔다는 것이다.

설 연휴 이후 흐름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렸다. 다만 아직 내릴 거라는 목소리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폭등장을 형성했던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상승을 예측했다. 수급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20~30대의 주택매수 수요는 여전하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여전히 난망(難望)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가 일부 규제를 완화할 수는 있으나 국회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하고 있고, 노후 도심개발이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같은 주요 개발 호재가 그대로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주택 공급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3월 대선 결과와는 관계없이 집값이 오를 것이란 뜻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보합세가 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DSR 규제 때문에 실수요자의 매수세는 꺾였지만, 강남 지역은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일부 가격이 하락하는 지역이나 아파트가 나오겠지만, 그렇다고 대세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강보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대선 이후로 규제가 완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이고, 규제 기조가 유지된다면 안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하락을 점쳤다. 서울 집값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쉬어갈 때가 됐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는 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져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이젠 정책 변수보다 시장 사이클로 봐야 할 때로 판단되는데, 하락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뒤 오는 2월 통계서부터는 본격적인 하락 신호가 감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전셋값은 오른다…월세화는 가속”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 대해선 오는 4~5월쯤부터 불안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우선 서울의 입주 물량 자체가 급감한다. 지난 2019~2020년만 해도 연간 5만 가구에 가까웠던 서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만2000가구 수준까지 떨어지더니 올해는 2만520가구로 지난 2012년 이래 가장 적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개정 임대차보호법의 여파로 기존주택의 전세매물도 크게 줄어 전세 공급량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입주 물량도 줄고 월세화 현상도 있어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

더구나 오는 7월에는 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2년이 돼, 법 개정으로 2년간 눌려있던 갱신 전세 물량이 대거 신규 계약으로 전환된다. 고준석 교수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후 2년이 되는 오는 7월쯤 그동안 오른 전세가격에 신규 계약이 늘면서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세 매물이 많으면 별다른 문제가 아니겠지만, 매물도 많지 않은 데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때문에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시키는 움직임도 있는 만큼 적어도 강보합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박원갑 전문위원은 “지표상으로는 상승하겠지만, 착시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급등한 전세가격을 수용하고 있어, 신규 계약 거래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체감상으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의미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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