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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또 틀린 軍, 北미사일 내륙 아닌 동해상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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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 계속되는데 탐지능력 잇단 허점

軍 “내륙서 상당부분 비행” 발표

北 “동해궤도 날아가 목표 명중”

14일 탄도미사일 발사지점도 오류

정찰위성 등 감시자산 확충 의견도

조선일보

군수공장 찾은 김정은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수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시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김정은이 방문한 공장의 위치와 날짜, 그를 수행한 군 관계자 등의 얼굴은 비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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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5일 쏜 순항미사일 발사 지점을 군(軍) 당국이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당초 내륙에서 미사일이 발사·비행했다고 밝힌 군 발표와 달리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쐈다고 공개한 것이다. 지난 14일에 탄도미사일 발사 원점을 정확히 관측하지 못한 데 이어 이번에도 탐지 실패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은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관련,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9137초(2시간 32분 17초)를 비행, 1800㎞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해안가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TEL)으로 바다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있다. 표적은 동해상의 한 무인도였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발사 당일인 25일 브리핑에서 “동해가 아니라 내륙에서 상당 부분 비행한 것 같다”며 “발사 지역이 동해는 아니다”라고 했었다. 북한이 합참 탐지와 다른 내용을 공개한 것과 관련, 합참은 북한 발표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사일을 동해 동북쪽으로 쏠 경우 레이더 등 감시 자산으로는 100% 정확하게 탐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합참은 지난 14일 북한이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 원점도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 합참은 당시 미사일 2발이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에서 발사됐다고 밝혔지만 발사 원점은 의주에서 남쪽으로 20km가량 떨어진 평북 피현군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처럼 합참의 탐지 실패가 거듭되자 군 안팎에선 정찰 위성 등 감시 자산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지난해 9월 발사한 것보다 성능이 향상했다. 비행 거리는 300km, 비행시간은 1557초(25분57초) 늘어났다. 사거리 1800km 순항 미사일은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한 주일 미군 기지까지 타격 가능하다. 북한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 상당한 위력의 ‘전략 무기’로 개발 중이다. 향후 잠대지 순항미사일(SLCM)로 개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27일 실시한 지대지 전술유도탄(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탄두개량형 KN-23으로 보이는 이 미사일 비행 거리는 190km, 고도는 20km가량으로 탐지됐다. 지금껏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중 최저고도로 발사한 것으로, 최저 요격 고도 50km인 사드 등 요격망을 무력화하려는 의도의 시험 발사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미사일에 지하관통탄이나 열압력탄, 확산탄 등 신형 탄두를 장착, 파괴력을 극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같은 날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 소식을 알린 것은 탄종, 고도, 발사 지역을 다양화하는 이른바 ‘섞어 쏘기’ 전술로 군사력 과시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지난해 8차 당대회에서 개발을 공언하고 각종 전람회에서 공개했던 무기들을 착착 공개하면서 한미 요격망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한미의 탐지·요격 능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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