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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더 줄게요”… 개도국 간호사 모셔가는 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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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의료진 부족해 대거 영입

‘이민절차 간소화’ 조건도 내걸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선진국들이 높은 급여와 신속한 이민 절차 등을 내세워 개발도상국의 의료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의료 인력도 국가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아프리카·아시아 등에선 의료 시스템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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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해외 의료 종사자에 대해 저렴한 비자 발급 비용과 신속한 절차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헬스 앤드 케어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영국 자선단체 ‘헬스 파운데이션’의 제임스 버컨은 “2020년 중반 이후 국제 간호사 등록이 급증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수련의 과정의 언어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외국 간호사 자격 승인 과정도 단축했다. 그동안 해외 의료 인력을 채용하지 않았던 독일도 외국에서 훈련받은 의사가 즉시 보조 의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국제 채용 회사인 오그레이디 페이턴 인터내셔널은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 필리핀 등에서 매달 1000명의 간호사가 미국으로 떠나고 있다”며 “비자를 받기 위해 전 세계 미국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기다리는 외국인 간호사만 1만명에 달했다”고 했다.

개발도상국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의 코로나 임시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 마이크 노베이다는 NYT에 “우리 병동에 15명의 간호사가 있는데, 절반은 해외 취업을 위해 지원서를 쓰고 있다”면서 “6개월 후면 그들은 떠날 것”이라고 했다. 하워드 캐턴 국제간호사협의회(ICN) 수석 대표는 “(상대적으로) 간호사가 풍족한 나라에서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다”면서 “의료진을 데려가는 국가들은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싱크탱크 글로벌개발센터의 국제 이주 전문가 마이클 클레멘스는 “누군가에게 인생을 바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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