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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평창서 은메달 땄던 '배추 보이' 이상호 "이번엔 금메달 따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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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8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선수단 공개 훈련에 참석한 '배추보이' 이상호(27)가 설원을 질주하고 있다. 횡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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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서 한국 스키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던 ‘배추 보이’ 이상호(27)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금빛 질주'를 약속했다.

이상호는 28일 강원 횡성의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다. 각오는 지금까지 성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컨디션도 좋아서 하던 대로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상호는 강원 정선군 출신으로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배추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4년 전 평창올림픽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그는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메달(은메달)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상호는 평행대회전 종목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올림픽을 앞둔 2021-22시즌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시즌 7차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 평행 대회전과 평행 회전 경기 시즌 성적을 합산한 남자부 종합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이상호는 평창 때와 비교를 하며 “그때도 지금도 모두 후회 없이 준비했다. 모두 컨디션이 '100'이라고 생각한다"며 "몇 번째 올림픽인지와 관계없이 늘 처음처럼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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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선수단 및 코치진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봉민호 감독, 지명곤 코치, 이상호, 김상겸, 정해림. 횡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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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이후 이상호는 2020년 초부터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복귀 이후에도 한동안 부침을 겪다 이번 시즌 완벽한 부활을 이뤄냈다.

이상호는 "완전히 재활을 마치기까지 6∼7개월 정도가 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지훈련도 못 가고 기량이 하락했고, 장비 문제도 있었다"면서 “성적이 늘 좋을 수는 없으니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로 생각하며 열심히 하고 견딘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이번 시즌의 고공 행진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양질의 설상 훈련을 할 수 있는 스위스에서 강하게 담금질한 결실이다. 올림픽을 겨냥한 장비 교체도 효과를 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평행 대회전 경기에선 평창 때보다 슬로프에 배치되는 기문 간격이 길어져 기존의 장비로는 턴 궤적 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이상호는 기존보다 4㎝ 늘린 189㎝의 보드로 교체해 공략에 나섰다. 이상호는 "장비 교체 이후 기문을 공략하기 쉬워졌다"면서 "보드가 길어지고 타는 속도도 빨라진 만큼 그에 맞춰 체력도 더 필요했는데, 스위스에서 고산 훈련을 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코스는 많은 경험을 해 보진 않았지만 문제가 될 건 없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올림픽 코스에서) 한 번 경기한 적이 있다. 코스가 어려운 편은 아니라서 어찌 보면 누구나 다 잘 탈 수 있어서 더 어려울 수도 있다"며 "그런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하던 대로 잘 준비해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많은 응원을 받고 있어서 감사하다. 몇 개월을 집에도 가시지 못하고 도와주시는 스태프들도 계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설 선물로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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