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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산 한눈에 보여주는 마이데이터…100%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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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카드 결제금액을 자동이체 통장에 이체하려던 김 모 씨는 정확한 결제액이 생각나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이메일 명세서를 다시 열어보거나 A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 접속해야 했지만, 이제는 자동이체하려는 은행 앱에서 A 카드사 결제금액을 바로 조회할 수 있어 바로 이체할 수 있었다.

#. 6개 카드사의 혜택 좋은 카드를 모두 사용 중인 이 모 씨는 2~3일에 한 번씩 카드 사용 내역과 총 결제금액을 점검하면서 할인 등 카드 혜택을 누려왔다. 작년까지는 일일이 엑셀과 수기로 정리했지만, 올 들어서는 B 카드사 앱에 접속하기만 하면 되어서 일이 줄었다. 다른 카드사 사용내역까지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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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부터 33개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별 금융기관에 흩어져있던 내 금융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단순히 모으는 것만 아니라 통합 분석해서 나도 모르게 새고 있던 중복지출을 알려주고, 수익률을 끌어올릴 금융상품도 추천해준다. 작은 레고 블록들이 하나씩 있을 때에는 제 기능을 못하지만, 모두 모아서 조립하면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전에도 토스나 뱅크샐러드 같은 핀테크 회사들이 해왔던 서비스지만, 제휴 금융기관이 늘어나고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개별 회사에 접속해서 정보를 긁어오는 방식(스크린 스크래핑)이었다면, 이제는 회사별로 일종의 ‘데이터 고속도로(API)’를 뚫어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기존방식보다 약 10배 이상 속도가 빨라지고, 통합조회도 가능하다고 한다.

17개 회사들은 작년 12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가입자 선점을 위해 다양한 경품을 내걸고 공격 마케팅에 나섰다. 사업 초기이다보니 데이터가 제대로 조회되지 않거나, 내 자산에 다른 사람의 데이터가 보이는 등 크고 작은 사고도 있었다. 그러나 두 달 가까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보니 확실한 장점이 있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하는 꿀팁들을 정리했다.

▶숨어있던 돈을 찾았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후 처음 만나는 화면은 ‘내 순자산’이다. 첫인상은 대략 얼마쯤이라고 짐작하고 있던 내 재산보다 훨씬 늘어난 느낌이었다. ‘숨어있던 돈’을 찾았기 때문이다. 15년 전 가입해 납입기간이 끝나가는 보험과 언제 가입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외화적금, 증권사 CMA 계좌의 남은 잔액까지 나왔다. 카드사에 쌓여있던 적립 포인트와 현재 타고 있는 자동차,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까지 합친 금액이었다. 아파트 가격은 주소를 입력하니 직전 실거래가가 자동으로 반영됐다.

한곳에서 여러 은행계좌를 확인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됐다고 보면 된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모든 금융기관이 보이는 것은 아니고, 각각 파트너십을 맺고 API를 구축한 회사들 것만 보인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자별로 다르지만 현재는 대략 수십 개 기관과 연동되어 있다. 향후 회사별로 많게는 180곳, P2P나 대부업까지 포함하면 417곳까지 확대될 수 있다.

‘카드결제예정금액’도 생각보다 많았다. 전체 카드사 결제금액을 합쳐보니, 지출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내가 쓴 돈이고 매달 납부해온 돈이지만, 개별 카드사에서 각자 돈을 빼갈 때와 다 모은 총금액을 보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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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안녕… AI가 알아서 분석까지

가계부를 따로 쓸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매년 1월이면 올해는 돈을 아끼겠다고 가계부를 사거나 앱을 다운받아 야심차게 쓰다가 며칠 안 가 접곤 했는데, 마이데이터를 쓰니 어떤 금융사 앱에서든 지출내역이 정리가 됐다. 온라인 쇼핑, 음식점, 관리비, 문화·여가, 교통, 자동차·주유, 생활·가전가구, 마트 등 분야별 지출내역이 한눈에 보이니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금융 캘린더’ 메뉴에서는 날짜를 클릭하면 그날의 카드결제 내역과 입출금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편리했다. 예를 들어 1월 8일에는 우리은행 계좌에서 8900원의 구독료 자동이체가 빠져나가고 아침 8시 출근길에 택시를 탄 것, 저녁에 쿠팡과 배달의민족 결제한 내역까지 한 화면에 나온다. 그 정보만으로 하루 일기를 쓸 수 있을 만큼 자세하게 나온다. 결제 시간과 금액은 물론 어떤 카드로 결제했는지까지 보여주는데, 보기 편하고 알아서 총액까지 계산해주니 따로 가계부 앱을 쓸 필요가 없다.

카드사별 결제일도 캘린더 알림으로 알려준다. 다양한 카드사의 여러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기능이다. 신용정보 관리 메뉴가 따로 있어 내 정보를 연동시키면 신용관리도 함께 할 수 있다. 이밖에 주간·월간 리포트로 내 지출을 분석해보고, 내 또래 다른 사람들의 평균 지출액과 비교해볼 수도 있었다.

▶자동이체 변경과 해지도 가능

지출 관리를 하려면 고정지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특히 고정지출 관리에 유용했다. 매달 빠져나가는 아파트 관리비와 통신비, 지금은 잘 보지도 않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 몇 달째 그냥 빠져나가고 있던 잡지 정기구독료 등을 관리할 수 있다.

몇몇 앱에서는 자동이체 수단 변경이나 해지도 가능했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여서 한정적이지만, 앞으로 금융사들은 이같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두 달간 여러 금융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써본 결과 가장 서비스가 활성화된 업종은 은행과 카드사였다. 어떤 회사 마이데이터 앱을 쓰든, 카드 관련 데이터는 대부분 비슷하게 조회가 됐다. 은행도 오픈뱅킹 서비스 구축이 잘 되어 있어서인지 대부분 은행계좌 데이터를 볼 수 있었다. 증권과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파트너사가 적다는 느낌이었는데, 특히 보험 분야 데이터가 가장 적었다.

보험사 중에서는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서비스를 출시하지는 않았다. 곧 서비스를 선보일 교보생명은 이와 관련해 유망 스타트업인 ‘인포마이닝’과 ‘인에이블다온소프트’ 등과 손잡고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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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원앱’ 치열한 경쟁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쓴 후로 가장 달라진 것은 다른 금융사 앱에 접속할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앱 하나로 확인이 다 되니 굳이 다른 앱에 접속해 로그인하고 확인할 필요가 없어졌다. 반면 마이데이터 앱에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들어가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간편하지만, 금융사들은 자칫 ‘집토끼 고객’마저 놓칠 위기에 처했다.

금융권이 사활을 걸고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뛰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국민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사용하면서 다른 포털사이트나 메신저 앱이 설 자리를 잃었듯, 마이데이터도 일종의 플랫폼이고 ‘승자독식’ 구조다. 사업자 간 경계도 없다. 같은 금융지주 내에서도 은행과 카드사 마이데이터 앱이 경쟁하는 구조고, 여기에 증권사와 보험사 앱이 도전하는 구도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마이데이터 선두그룹이 정해지고, 2~3년 안에 최종승자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슈퍼원앱’이다. 이를 위해 금융사들은 고객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접속하는 앱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자산서비스 외에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곳들도 있다. 배달앱이나 꽃배달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요즘 금융 앱 트렌드다.

▶“이런 상품 어때요” 자산관리 조언

자산과 지출 내역을 확인했으니, 이제 불릴 차례다. 맞춤 자산관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꽃으로 불린다. 수십~수백억 부자들이 전문가에게 받던 자산관리를 AI를 활용해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히는 것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목적이다. 이 서비스는 금융사별로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향후 고객유치 경쟁도 이 서비스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NH투자증권 마이데이터 앱 ‘나무’에서는 1000원 단위로 해외주식을 살 수 있다. 고액자산가, 3040 직장인, 전문직 등으로 나눠 다른 사람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알려주고 절세계좌를 활용해보라는 안내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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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마이데이터 앱 ‘나무’의 자산현황 분석 서비스, 신한카드 신한플레이 마이데이터 정기지출관리, 신한카드 신한플레이 마이데이터 참여형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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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NH자산 플러스’에서는 연말정산 상시 시뮬레이션을 통한 세액 예측 및 소득 수준과 금융거래 성향을 고려한 절세상품 추천 서비스인 ‘연말정산 컨설팅’과 가족 구성원 특성에 맞는 지원금을 추천하고 지원금 수급계좌 개설 등 상품 가입을 연계해주는 ‘맞춤 정부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 신한플레이에서는 ‘버킷리스트’라고 해서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매일 적립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금융추천 메뉴에서는 내 소비패턴을 분석해 혜택 좋은 카드를 추천해주거나 또래들과 신용점수, 대출잔액, 평균 카드값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맞춤대출 조회하기’에서는 각 금융사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한도와 최저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보여준다.

▶개인정보 동의 귀찮고 보안 걱정은 단점

물론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단점도 있다. 일단 회사별로 데이터를 가져올 때마다 ‘개인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입 절차가 오래 걸렸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경품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들어왔던 고객들도 복잡한 동의절차 때문에 마이데이터를 신청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사 앱이 마이데이터 위주로 개편되다보니, 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은 오히려 불편해진 경우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주력 카드사 앱에

접속했는데, 깔끔하게 이 회사 결제금액만 보이던 예전과 달리 다른 메뉴들이 많아져서 헷갈린다”면서 “이벤트 페이지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내 관심 콘텐츠들은 다 사라지거나 숨어있다. 마이데이터에 관심 없는 고객들은 더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내 금융 데이터가 한곳에 모이니 다른 누군가가 볼까봐 걱정이 됐고, 혹시 보안사고라도 나면 전체 데이터가 빠져나갈까 봐 불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상수 신한카드 마이데이터 팀장은 “금융사에 보안은 회사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특히 마이데이터는 중요한 정보가 오가는 서비스 특성상 보안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앱에서는 노출을 원하지 않는 자산은 숨기는 ‘스텔스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원하는 자산만 골라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볼 걱정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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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기 단계… 마이데이터 2.0이 진짜

기존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오던 핀테크 기업들은 지금까지 쓰던 스크래핑 구조에서 마이데이터 망 구조로 안전하게 이관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내 자산’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옮기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에서는 시스템 오류로 회원 100명의 자산 정보가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성공의 관건은 사업자 간 협력인데 일부 금융사와 핀테크 회사 간에 제대로 된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제한은 없지만, 여러 금융사 서비스에 가입하면 향후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가입 전 불필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중복가입 관련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서비스 가입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종합포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전쟁의 진검승부는 현재 진행 중인 서비스가 아니라 추후 다른 데이터가 연계되는 ‘마이데이터 2.0 시대’부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 데이터 외에 의료나 유통 등 다른 데이터가 결합되는 시대다. 그러나 1차전에서 선두그룹에 끼지 못하면 2차전에 참가할 수조차 없다. 금융사들이 사활을 걸고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찬옥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7호 (2022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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