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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매일 울부짖는 백구"…할머니 학대 멈춘 건 경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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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목줄을 잡아 끌어 백구를 들어 올리는 모습 /사진=인스타그램대전에서 한 할머니가 새끼 백구를 상습 학대한다는 제보가 전해지자 한 동물 보호가가 바로 나섰고 강아지가 무사히 구조됐다.

지난 27일 제보자 A씨는 소셜미디어에 "상습폭행 당하는 아기 백구를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강아지 울부짖는 소리가 매일 들려서 옥상에서 들여다보니 이웃집 할머니가 본인 집 마당에서 아기 백구를 묶어 놓고 발로 차고 던지는 등 학대를 하고 있었다"며 "강아지 비명에 아침잠을 깬다. 매일 듣는데도 그때마다 다리가 떨리고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영하권 날씨의 눈 오는 날에는 마당에서 찬물로 목욕시켰고 강아지가 움직이면 물에 젖은 수건이나 손으로 폭행했다"며 "밖에서 때리면 소리가 크니까 집안으로 데리고 가서도 구타했다"고 설명했다.

보다 못한 A씨는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고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자체 공무원이 할머니 집을 3차례 방문했으나 할머니가 집에 없는 척하거나 나가고 없어 그냥 돌아갔다"고 했다.

이어 "경찰에게는 '개를 키우지 않는다', '키우다가 힘들어서 누구 줬다' 등 거짓말을 했고 이에 경찰이 돌아가려 해 '집에 숨겨 놨을 것'이라 말해 신발장에서 묶여 있는 강아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경찰에 강아지 폭행 영상을 보여주고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 접수 이후에도 할머니는 학대를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죽을 듯이 울부짖는 소리에 나가보니 강아지 얼굴을 발로 밟고 있었다"며 "할머니는 평온한 얼굴로 딴 곳을 바라보며 바람을 쐤다"고 했다.

실제 A씨가 공개한 영상에서 할머니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로 밟는다. 또 젖은 빨래와 함께 고무 대야에 강아지를 던지기도 하고 목줄을 잡아당겨 들어 올리기도 한다.

빗자루로 새끼 백구를 때리는 모습 /사진=인스타그램백구는 다행히 제보 다음 날 바로 구조됐다. '스나이퍼 안똘'이라는 별명을 쓰는 동물보호가가 사연을 접하고 곧장 구조에 나선 것이다. 안똘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백구를 구조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안똘은 할머니를 찾아가 "강아지를 포기하실 거냐, 경찰서 가서 벌금 내고 징역 살 거냐"며 "강아지 때린 거 인정하고 소유권 포기해라. 우리가 보호소로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내가 언제 때렸냐. 내가 때리는 거 봤냐. 나도 강아지 키우는 거 힘들고 몸도 아프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안똘이 "지금 동물 학대 범죄 저지르시는 거다. 제가 강아지 치료해줄 테니까 포기하라"고 설득한 끝에 할머니로부터 '강아지 포기 각서'를 받았다.

안똘은 "포기 각서에 '다시는 강아지를 안 키우겠다'는 조항도 들어가 있다"며 "일단 이름은 '빛나'라고 지었다. 이제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검진받고 좋은 곳으로 보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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