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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치킨 다 튀겼는데 주문 취소한 손님… 경찰 고소전까지 번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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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음식 조리 완료 후 주문 취소를 요청한 손님이 남긴 리뷰./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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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악성 리뷰로 고통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님의 악의적인 리뷰를 참다 못한 한 자영업자가 경찰에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한 치킨집 주인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배달의 민족에서 주문을 받고 ‘10분 이내 조리완료’를 누른 다음 바로 조리에 들어갔다”며 “9분쯤 됐을 때 배민 고객센터가 ‘고객으로부터 주문취소 요청이 들어왔다’고 연락했다”고 했다.

이 손님이 주문한 음식은 옛날통닭 두 마리로, 조리 시간이 7분 남짓이라 이미 조리가 끝난 상태였다고 한다. 해당 치킨집은 초벌 요리를 해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다시 튀기는 방식으로 운영해 조리 시간이 짧다. 작성자는 “같은 음식으로 주문 받은 것이 없어 취소가 불가하다”고 고객센터 측에 알렸다.

이후 작성자는 잠시 가게를 비웠고, 아내 혼자 남아 있는 가게로 해당 손님이 찾아왔다고 한다.

이 손님은 작성자 아내에게 삿대질을 하며 “왜 주문 취소를 해주지 않느냐” “장사를 왜 이따구로 하냐” “장사하기 싫나”는 식의 이야기를 했고, 주문한 음식을 받아 떠났다.

가게로 돌아온 작성자는 아내에게 해당 사실을 전해 들었으나 “우리가 장사하는 게 죄다. 좋게 생각하고 넘기자”고 아내에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고객은 배달의 민족 리뷰에도 악의적인 내용을 남겼고, 이를 본 작성자의 아내는 결국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작성자가 공개한 리뷰를 보면 이 손님은 “집 앞 지점이 아니고 다른 지점이라 바로 결제취소 요청했는데 안 해줬다”며 “X생닭 튀겨 파는 것도 아니고 인성이 글러 먹었다. 700m 헥헥 거리면서 갔더니 X쪼갠다.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별점은 1개를 남겼다.

작성자는 “요즘 대부분의 고객님들은 좋은 분들 많지만 갑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정말 많다”면서도 “7년차 운영해 오면서 이런 저런 분들 많이 봐왔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 횡포에 겁을 잔뜩 먹고 울먹이는 아내를 보기가 힘들었지만 ‘장사가 그런 거지 뭐’ 하며 스스로 위로했다”며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 배민 리뷰에 저런 글을 올리니 너무 힘들다”고 했다.

결국 작성자는 이 손님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손님을 상대로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묵묵히 힘든 일 참아내며 일만 하는 아내는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냐”며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리뷰를 감당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28일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27일 사이버 모욕죄로 경찰에 접수됐다. 고소인은 포장 주문을 한 손님이 음식 조리 완료 이후 취소 요청을 했다가 받아 들여지지 않자 배달 앱에 악성 리뷰를 남겼고, 이로 인해 영업 피해가 우려된다며 경찰 측에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선닷컴에 “이날 오후 고소인을 상대로 피해 사실 조사를 진행하고 리뷰를 올린 손님의 인적사항이 파악되는 대로 리뷰를 올린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리뷰에서 비방, 인신공격 등의 내용이 확인되면 모욕죄로 기소할 방침이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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