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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건설대장주 꿈꾼 현대엔지니어링, 올해 첫 IPO 철회 기업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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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28일 금감원에 철회 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흥행 부진 여파…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사고로 건설주 투심 시들

4000억원 구주매출로 지배구조 개선도 무산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첫 ‘상장 철회’ 기업이 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의 구주매출에 대한 우려로 수요예측에서 흥행이 실패하자 상장 철회 카드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현대엔지니어링은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내고 기업공개(IPO) 중단 결정을 공시했다.

회사 측은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라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장 절차를 추후에 고민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5일부터 26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이 50대 1 아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를 계속 진행했을 경우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인 5만7900원~7만5700원의 하단인 5만7900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 경우 공모 규모는 상단 기준 1조2112억원에서 9264억원으로 줄어들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6조525억원에서 4조6293억원으로 감소한다.

최근 미국발 긴축 우려에 주식시장이 연일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로 건설주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게 수요예측 흥행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정의선 회장의 구주매출을 위한 IPO라는 의구심을 받은 만큼, 친(親) 시장적이진 않다는 평가도 컸다.

상장이 예정대로 됐다면 정의선 회장은 534만1962주를 통해 3093억~4044억원을 확보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142만936주를 통해 823억~1076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이 각각 현대글로비스(086280)의 지분 6.71%(123만2299주), 3.29%(251만7701주)를 칼라일그룹에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하며 6113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의 구주매출을 통해 현금을 확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판단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기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데,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그치는 만큼, 현금을 마련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매입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이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확보된 현금에 더해 현대글로비스 매각 대금까지 더하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일부라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 철회로 정 회장은 승계 재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하며 건설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코스피 상장철회로 건설주를 담는 패시브 펀드 등의 수급이 분산될 것이란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1시 25분 기준 건설업종이 4%대 오름세를 타는 가운데 건설업 대장주 현대건설(000720)은 무려 8%강세다.
이데일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현대엔지니어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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