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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도하] 컨테이너 '974'개로 만든 경기장...가까이 가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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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도하(카타르)] 오종헌 기자= 컨테이너 974개로 지은 경기장이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약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월드컵은 여러모로 화제다. 우선 역사상 처음으로 아랍 국가에서 개최된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며 북반구 기준 겨울에 접어드는 11월에 개최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뒤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대대적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항, 도로, 대중교통 시스템, 호텔 등 필요한 시설들을 새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경기장 8곳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 작업에 나섰다.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는 2개의 경기장이 월드컵 준비를 마쳤다.

974 스타디움도 그중 하나다. 도하의 라스 아부 아부드 지역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컨테이너 974개를 이용해 모듈 디자인으로 건설됐다. 지난해 11월 완공 후 12월 1일(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와 시리아의 아랍컵 B조 1차전이 개장 경기로 진행됐다. 건설 방식으로 큰 이슈였던 974 스타디움을 '인터풋볼'이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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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서 974 스타디움으로 가는 길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취재를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경유지 도하에서 약 12시간 대기하게 되면서 공항을 나와 974 스타디움으로 가는 지하철에 탑승했다. 목적지는 라스 부 압두(Ras Bu Abboud) 역. 환승 1회 시간까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지하철 역 안에 있는 이정표에는 라스 아부 압두 스타디움이라고 적혀 있었다. 정식 개장 후 974 스타디움으로 명칭을 바꿨지만 아직 이 부분까지는 수정하지 않은 듯하다. 출구를 빠져나오면 974 스타디움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지하철 역과 경기장 사이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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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가'처럼 쌓여있는 974개의 컨테이너들

역에서 10분가량 걸으면 974 스타디움 앞에 도달한다. 다양한 언어로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컨테이너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어가 적혀있지 않아 내심 아쉬웠다. 메인 건물인 974 스타디움으로 시선을 돌렸다. 컨테이너 974개. 974는 카타르의 고유 국가 번호(한국은 82)이기도 하다.

수많은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이 마치 보드게임 '젠가' 탑처럼 보였다. 멀리서 봤을 때는 색칠된 부분만 컨테이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앞에서 보니 검정색 컨테이너가 차곡차곡 쌓여있었고, 이 부분은 경기장 내 계단이었다. 중간중간 반투명 벽 너머로 계단 손잡이가 보였다.

# "난 케냐에서 왔어!"

974 스타디움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지만 펜스를 넘어갈 수 없었다. 마침 안전요원 복장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었다. 경기장 게이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펜스 안 일부 구역에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안전모를 쓴 인부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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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뒤로하고 역으로 향하려던 찰나 안전요원 남성이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자 자신은 케냐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SNS 아이디를 알려주며 꼭 케냐도 가보라고 추천했다. 친절하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 개막 전부터 논란의 연속…남은 기간이 더욱 중요하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2월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뒤 10년이 흘렀다. 해당 기간 동안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 중 약 6,5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인 에릭 칸토나는 아예 "카타르 월드컵을 보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974 스타디움이 비극적인 장소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멋지게 건설된 경기장을 보면서 이런 논란들이 떠오르는 것은 한편으론 상당히 씁쓸했다. 카타르가 본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더라도 논란들을 씻어내기 어렵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이주 노동자들을 비롯한 현장 투입 인력들에 대한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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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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