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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레바논 현장] 한국 선수단-취재진에 '욕설'…살벌했던 레바논 '훌리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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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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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무더운 날씨부터 낯선 환경까지. 서아시아 원정은 가시밭길로 통한다.

홈 팀의 텃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열정적인 서아시아 팬들이 일방적인 응원으로 한국 선수단을 '공격'한다.

27일(한국시간) 레바논 시돈 무니시팔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은 오랜 만에 서아시아의 관중들의 공격을 온몸으로 맞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주요 국제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고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도 그랬다.

하지만 이날 경기엔 관중이 들어왔다. 레바논 축구협회는 이 경기를 유관중으로 추진했고 AFC가 경기장 수용 인원 30%를 승인했다. 레바논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4000명에서 5000명 레바논 팬이 티켓을 구매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처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선 이들은 여전히 열정적이었다. 오히려 더욱 날을 세웠다. 경기 전 레바논 선수단이 워밍업을 하러 나오자 뜨거운 박수를 보내더니, 한국 선수단을 향해선 야유를 쏟았다. "F*** you 코리아"라는 레바논 팬들의 외침이 경기장을 울렸다.

경기가 시작한 후에도 레바논 팬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2만2600석 중 30%만 채워졌지만 부부젤라와 레바논 팬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 선수가 반칙하거나, 심판이 레바논 측에 불리한 판정을 하면 야유가 쏟아졌다. 이들의 목소리는 레바논이 0-1로 끌려간 이후 더욱 커지고 격해졌다.

이들의 도발은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한국 취재진을 향해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레바논이 이길 것"이라고 외쳤다. 심지어 총을 든 군인도 같은 말을 했다. 일부는 선수단에 외쳤던 욕설을 뱉기도 했다. 마치 유럽 축구 열성적인 서포터를 뜻하는 '훌리건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한 레바논 팬은 한국 취재진에 욕설을 하는 레바논 팬을 바라보며 '모든 레바논 팬이 이러는 것은 아니다'고 대신 사과했다.

레바논 팬들의 야유를 들으며 싸운 벤투호는 전반 추가 시간 조규성이 터뜨린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승점 17점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뒀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시리아와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0년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조규성은 "레바논 원정에서 유관중은 처음이었다"며 "축구경기는 팬이 있어야 뛰는 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즐기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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