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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모다모다' 샴푸 개발자의 호소…"규제가 신기술 못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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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이해신 카이스트 교수, 염색샴푸 '금지'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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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신 KAIST 화학과 석좌교수. / 사진제공=KAIST


머리를 감으면 염색 효과가 나타나는 '모다모다' 샴푸가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업체는 신기술을 규제가 따라오지 못한 사례라며 반발하고 있다. 원천기술을 개발한 이해신 카이스트(KAIST) 화학과 석좌교수는 27일 "(평가의) 기준이 없으면 기준을 만드는 것도 당국의 일"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언제까지 해외 기준만을 토대로 신기술을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모다모다 샴푸는 폴리페놀 성분을 활용한 신개념 염색 효과 샴푸다. 샴푸에 담긴 폴리페놀 성분이 머리카락에 달라붙어 산소와 만나면 갈색으로 변한다. 사과가 공기 중에 노출되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현상' 원리를 활용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모다모다의 핵심 원료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을 사용금지 목록에 등록했다. 잠재적인 독성이 있고, 피부 감작성(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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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피부임상연구센터의 모다모다 블랙샴푸, 지난해 5월 20개 임상시험 결과. /사진=모다모다 공식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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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신기술을 규제가 따라오지 못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다모다 샴푸는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신기술이고 규제도 없다"면서 "규제당국이 독성 관련 연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유럽연합(EU) 자료만을 토대로 규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식약처 결정은 염모제를 중심으로 평가된 EU의 보고서에 국한됐다"며 "염모제는 한 번에 100mL 이상의 많은 양을 30분 이상 오래 사용해 THB성분이 독성을 발휘할 수 있지만, 모다모다 샴푸는 사용량이 1~2mL로 소량에 사용시간도 짧아 두피에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든 물질은 독성이 없더라도 과도히 사용하면 독이 된다며 그 사례로 주름 개선제로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을 들기도 했다. 이 교수는 "규제 대상이 되는 모다모다 샴푸에 해당하는 유해성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해당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현재 진행하는 추가 독성 관련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식약처의 판단을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도 "EU에서 고시한 유전독성 성분 중 상당수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정작 THB는 이 EU 고시 목록에 존재하지도 않는데 규제 대상이 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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