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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재명·윤석열 ‘양자 토론’ 제동 건 이유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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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연이어 인용

“양자 TV토론, 국민 알 권리 보장 못 해

타 후보 토론회 참여권 등도 침해” 지적

法 제동에도 연휴 다자토론 성사 여부는 불명확

국힘 “직접 주관하는 양자토론 먼저” 與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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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거대 양당 대선 후보만 참여하는 TV토론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양자 TV토론이 타 후보의 선거운동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도 침해하는 만큼 방송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방송사 초청 TV토론회’가 아닌 양당이 직접 주관하는 별도의 양자토론을 개최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박병태)와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김태업)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각각 낸 ‘양당 대선후보 초청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두 재판부 모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에는 방송토론회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 대선 후보 상호 간 열리는 첫 방송토론인 데다 설 연휴 기간 진행되는 만큼, 두 후보가 이번 토론에서 배제되면 이후의 선거 과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토론회’(법정토론회)와 ‘언론기관의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법정토론회의 경우, 개최 횟수 및 초청 대상자 요건 등이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으며, 공영방송사의 중계방송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언론기관 초청 토론회는 방송시간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개최·보도하도록 규정하고, 초청 대상 후보에 대해서도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초청 대상자 선정 등에 언론기관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고 해석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법원은 언론기관 초청 토론회일지라도,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법정토론회 초청 대상자 요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방송토론회가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언론기관의 재량에도 일정 수준의 제한이 설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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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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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의 가처분 신청 사건을 담당한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는 “방송토론회는 국민 일반에 대해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TV 방송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후보자로서는 광범위한 유권자들에게 직접 자신의 정책, 정견 등을 널리 홍보·제시함으로써 본인의 자질과 정치적 능력을 드러내어 다른 후보자와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도 중요한 선거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유권자 입장에서도 후보 간 토론을 보면서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 등을 파악하고, 후보들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방송토론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서부지법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4항에 규정된 법정토론회 후보자 초청 기준 외에도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 △후보자가 전국적으로 국민의 관심 대상인지 여부 △유력한 주요 정당의 추천을 받았는지 여부 △토론회를 주관하는 언론기관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언론기관이 토론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심 후보 가처분 신청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재판부는 “이 사건 토론회는 합리적 근거 없이 채권자(심 후보)를 배제한 채 이재명, 윤석열 후보만을 대상자로 함으로써 채권자의 평등권, 공직선거법상 토론회 참여권 및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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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과학기술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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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참여 못 할 경우 ‘군소후보’ 이미지 굳어…향후 선거활동에 불리”

법원은 안 후보가 방송토론회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로는 직전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에서의 국민의당 득표율과 최근 안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을 꼽았다.

공직선거법은 직전 대선이나 직전 비례대표 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등을 법정토론회 초청 대상으로 규정한다. 국민의당은 제21대 총선 비례대표선거에서 6.79%를 득표했다. 또 안 후보의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평균 13.17%(1.15∼23 여론조사)에 이르는 만큼, 그가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되는 후보자임이 명백하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서부지법 재판부는 “이러한 지지율을 얻고 있는 안 후보를 이 사건 토론회에서 제외할 경우, 국가의 예산으로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는 후보자를 토론회에서 배제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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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도 안성시 안성5일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설 인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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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의 경우에는 법정토론회 초청 후보자 기준 중 하나인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에 해당한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남부지법 재판부는 법정토론회 초청 후보자 자격을 열거하며 “이는 다당제 정치현실, 토론 활성화 필요성, 선거운동의 기회균등 보장 등을 감안한 기준으로, 언론기관 주관 토론회에서 대상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도 신중히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방송토론에 참여하지 못할 시 ‘군소후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점도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한 이유 중 하나다. 군소후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될 경우, 유권자들이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두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을 가능성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양자토론 방송예정 일자가 대통령 선거일로부터 불과 30여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 등도 고려됐다.

◆국힘 “방송사 초청 아닌 양당 직접 주관하는 양자토론회는 열 수 있어”

두 재판부의 결정으로 양자 TV토론은 사실상 불발됐으나, 설 연휴 기간 4자 TV토론이 열릴지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에 “오는 31일 국회 혹은 제3의 장소를 잡아 양자토론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법원의 제동으로 양자 TV토론이 불발되자, 방송사가 중계하지 않는 별도의 양자토론을 역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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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성일종 단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TV토론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주혜 의원, 성일종 단장, 황상무 특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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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양당이 합의했으니 방송사 초청 형태가 아닌 두 당이 직접 주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면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언론인이 오고 방송하고 싶은 방송사가 와서 자유롭게 방송하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상파 3사는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자 여야 4당에 TV토론 출연 요청 공문을 보내 오는 31일 또는 다음달 3일 대선 후보 합동 초청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3당 모두 사실상 오는 31일로 의견을 모았으나, 국민의힘이 양자토론부터 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하면서 설 연휴 4자 TV토론이 열릴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4자 TV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며 민주당과 먼저 합의한 양자토론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박주민 방송토론콘텐츠단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31일 양자토론을 원한다니 이재명 후보는 31일 양자토론을 수용한다”며 “법원 판결에 따라 진행될 방송3사 초청 4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윤 후보 측이 제안한 양자토론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윤 후보가 31일에 진행될 4자 토론에 참석할 여부만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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