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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올해 350조 증발한 韓 증시..."괴롭지만 버텨야 하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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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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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709.24)보다 94.75포인트(3.50%) 떨어진 2614.49에 거래를 마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82.09)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7.7원)보다 5.1원 오른 1202.8원에 문을 닫았다. (공동취재사진)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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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검은 목요일'을 맞이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횟수가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서 수급 공백이 생긴 탓이다.

코스피지수는 3% 이상 하락하며 1년 반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시총은 하루에만 66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3위 기업인 NAVER(49조7000억원)보다도 큰 규모다.


美 금리인상 예상 횟수 3~4회→4~5회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4.75포인트(3.5%) 하락한 2614.49에 장을 마감했다. 2020년 8월20일(-3.66%) 이래 최대 낙폭이다. 당시에도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유동성 축소 우려가 커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86포인트(3.73%) 떨어진 849.2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020년 9월24일(-4.33%)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환율은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오른 1202.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진입한 것은 14거래일 만이다.

이번에도 FOMC가 시장을 흔들었다. 이날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며 "조건이 무르익는다면 3월에 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 금리 인상 회수도 1월 FOMC 전까지만해도 3회 또는 4회를 예상했지만 4회 또는 5회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이날 연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수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3회에서 3~4회로, 삼성증권은 3회에서 4~5회로 변경했다.

6회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5번 인상 확률은 22%에서 33.2%로, 6번 인상확률은 7.8%에서 22.2%로 급등했다. 6회가 인상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1.75%로 코로나19(COVID-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3회, 내년 3회로 2년에 걸쳐 기준금리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한꺼번에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번 인상 확률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19%에서 추가 상승했다"며 "상승세가 멈춰야 시장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긴축 기조에 아시아 증시도 함께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3.11%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78% 하락했다. 한국시간 4시2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2.5% 떨어진 2만3681.79에 거래되고 있다.


LG엔솔 상장, 코스피에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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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상장 기념 북을 치고 있다. 2022.1.27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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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들어 우리나라 증시는 여타 아시아증시보다 충격이 큰 상황이다. 닛케이255지수는 올 초 대비 10.68%, 상하이종합지수는 6.55% 하락한 데 비해 코스피지수는 12.52%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까지 합하면 올해 들어 시가 총액은 약 348조원(LG에너지솔루션 제외)이 사라졌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서 거래가 쏠린 탓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다음날인 내일부터 코스피지수에 편입돼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하락 자체는 지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외에 거래되는 종목이 많지 않다보니 적은 매도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은 8조800억원으로 이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 20조2500억원 중 약 40%를 차지했다. 특히 패시브 자금들이 기존 대형주를 팔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대형주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컸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1조638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에서만 1조38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순매도 금액 2위는 삼성전자는 1162억원, 3위인 SK하이닉스는 519억원에 그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 증시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패시브 자금의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부재했다"며 "우리나라 증시 낙폭 확대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코스피 시총 100개 기업 중 5개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하락했다. 상위 10위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이 8.13%로 하락폭이 제일 컸다. 삼성SDI(6.16%), 삼성바이오로직스(5.94%), 카카오(4.95%) 등도 미끄러졌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73% 하락한 7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괴로워도 버텨야...美 대형주 반등 기대

다만 현재 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는것은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변동성은 지속되겠지만 코스피지수가 과매도권에 진입해 주식비중 축소는 실익이 크지 않다"며 "주가는 결국 기업의 이익에 수렴하기 때문에 실적이 탄탄한 기업이라면 가격 회복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기"라며 추가매수는 자제할 것을 권했다.

허경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 팀장도 "괴롭지만 버텨야 하는 구간"이라며 "증시가 과거 저점 수준인 PER(주가순익비율) 9배까지 떨어지고 있지만 반등의 계기가 없고 앞으로도 대형 IPO가 이어질 예정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설 연휴 동안 미국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데 호실적을 계기로 주가가 반등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에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GM이, 2일에는 메타, 퀄컴, 에브비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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