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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야” 양부모의 냉골방 학대... 아이는 홀로 경찰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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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0년 12월 초등학교 4학년 A군이 직접 지구대를 찾아가 양부모에게 학대받은 사실을 털어놨다고 27일 JTBC가 보도했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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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한 자녀에게 폭언을 일삼고 한겨울에도 찬물로 목욕시킨 부모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학대를 견디다 못한 아이가 직접 지구대에 찾아가 부모를 신고했다고 한다.

2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A군은 태어나자마자 경남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그러나 초등학교 4학년이 된 2020년부터는 가족들이 사는 집으로부터 5분 거리에 떨어진 원룸에서 혼자 생활해왔다. A군이 살던 원룸에는 TV, 장난감, 책상, 밥상도 없었다.

부모는 방 안에 양방향 카메라를 설치해 A군을 감시했는데, A군은 이 카메라 앞에 서서 매일 반찬도 없이 오리볶음밥만 먹었다고 한다. A군은 상담사에게 이를 “개밥 같았다”고 표현했다. 부엌문도 잠가놔 화장실에서 수돗물을 마셔야 했다.

A군은 양모에게서 “나가서 꼭 뒈져라” “이 쓰레기야, 더 이상 집에 들어오지 마. 너 같은 xx랑은 살 필요 없다” “담벼락에 머리를 찧으라” “산에 올라가 절벽에서 뛰어내려라”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A군은 양부모가 빨래 말릴 때를 제외하곤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틀어주지 않았다고 상담사에게 털어놨다. 이 때문에 겨울에도 옷을 다섯 겹씩 입고 잤으며, 이불도 한 장이 전부여서 절반은 덮고 절반은 깔고 잤다고 한다. 양부는 영하 날씨에 A군을 찬물로 목욕시켰고, 양모는 이 모습을 원룸 카메라로 지켜봤다고 한다.

A군의 부모는 과거에도 두 차례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가벼운 처벌에 그치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17년에는 A군이 온몸에 멍이 든 채 등교했다. 갈비뼈도 부어있었다고 한다. 이에 교사가 A군의 어머니를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나, 당시 법원은 보호 관찰처분을 내렸다. 2년 뒤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A군의 부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A군은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

그러나 A군은 코로나 이후 태도가 달라졌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장시간 머물며 아동학대 관련 교육과 상담 치료를 받은 A군이 여태껏 자신이 학대 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A군은 학대를 당한 일들을 수첩에 기록했다.

교묘한 학대가 계속되자, 결국 A군 2020년 12월 직접 경남의 한 지구대를 찾아가 학대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당시 지구대에 “오늘 같이 추운 날 찬물에 목욕하고 냉방에서 자면 얼어 죽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아동학대 혐의로 A 군 양부모를 불구속기소 했다. 수사기관의 학대 인지 이후 A군은 양부모와 분리돼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수사기관에 “아이에게 죽으라고 한 건 잘 되라고 했던 말이며, 홈 카메라를 설치한 건 남편과 이혼 절차 밟으며 원룸에 혼자 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부모는 “아이가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일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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