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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새해 6번째 미사일 도발…‘4종 세트’ 섞어 쏘면 막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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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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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7일 오전 동해 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새해 들어 6번째 무력시위다. 한 달도 안 돼 6차례 10발의 미사일 발사는 이례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미국 국무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을 비난했다. 안보리는 2006년 10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반면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유감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전 8시쯤 북한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 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2발의 발사체가 포착됐다. 비행 거리는 약 190㎞, 최고 고도는 20㎞가량이었다. 최고 속도와 비행 궤적 등은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비행 거리와 최고 고도로 본다면 대구경조종방사포 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라 불리는 KN-24일 가능성이 있다”며 “얼마 전 KN-24 발사가 있었으니 대구경조종방사포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사포는 여러 발의 로켓을 한꺼번에 쏘는 다연장 로켓의 북한식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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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들어 발사한 미사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구경조종방사포는 북한의 신형 전술 유도탄 4종 세트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KN-24, 초대형 방사포(KN-25)가 4종 세트다. 4종 세트는 저고도 비행과 정밀 타격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일부는 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우려한다. 북한은 4종 세트의 실전 배치에 앞서 정확도를 검증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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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요 신형 미사일 비행궤도와 한국군 요격체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 섞어 쏘기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 11일 최고 속도 마하10(음속 10배, 시속 1만2240㎞)을 기록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이어 14일엔 KN-23의 열차 탑재형을, 17일엔 KN-24를 각각 동해 알섬으로 쐈다. 지난 25일엔 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 27일 발사 미사일을 제외해도 올해 들어 최소 네 종류(극초음속·열차 발사·북한판 이스칸데르·순항)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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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형 미사일 4종 제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들 미사일은 한·미 대응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정점 고도 이후 분리된 탄두부가 마하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목표물을 공격한다. 회피 기동 때문에 탐지가 어렵고 속도가 빨라 떨어뜨리기 어렵다. 화물열차 개조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쏘는 미사일은 발사 징후 포착은 물론 원점 반격이 어렵다. 이스칸데르는 목표물에 근접한 후 회피 기동을 해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대남 타격용으로 개발한 단거리 전술 지대지 미사일 KN-24는 목표물 상공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것은 물론 최대 비행 고도가 30~50㎞에 불과해 탐지·요격이 힘들다. 확산탄으로 구성된 자탄을 넣을 경우 축구장 3~4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으며, 전술핵 탑재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순항미사일은 낮고 느리게 기동해 탐지가 어렵고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요격 회피에 유리하다. 이들 미사일은 한·미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PAC-3 MSE)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철재·김상진·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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