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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文 정부 서울 아파트 3차례 급등기, 수능 영향력 확대 시기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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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 김정완 대진대 교수 인터뷰

文 정부, 수도권 아파트 공급량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

“집값 상승에 대입 정책도 큰 영향… 수능위주 탈피해야

수능전형, 서울 특정학군 집중…학생부전형, 지방 분산”

세계일보

지난 2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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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공급물량을 기준으로 할 때 문재인 정부는 인허가, 착공, 준공 모든 부문에서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공급부족을 위시한 경제논리만으로 이 정부의 집값 폭등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통령 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인 김정완 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는 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이해하려면 입시정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아파트 공급물량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4년(2017∼2020년)간 수도권의 연평균 아파트 공급물량은 인허가 20만4000가구, 착공 20만 가구, 준공 20만1000가구로 파악됐다.

이는 노무현 정부(인허가 20만4000가구, 착공 16만 가구, 준공 14만6000가구), 이명박 정부(인허가 17만7000가구, 착공 8만9000가구, 준공 13만4000가구), 박근혜 정부(인허가 18만9000가구, 착공 17만7000가구, 준공 11만1000가구)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확대가 수도권 아파트값을 폭등시켰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 또한 설득력이 약하다”며 “현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경제성장률(2%)이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LTV·DTI·DSR 등 핀셋형 주택 금융억제 정책을 조세정책과 병행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서울, 특히 강남 아파트값이 폭등한 데에는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한 대입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세계일보

김정완 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


그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의 월별 시세와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기준 세 차례의 급등 시점은 대입 정책상 수능 영향력 확대 시기와 유사하게 나타난다. 2017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경실련의 월별 시세변동률과 한국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 월별 변동률 자료에는 2017년 9월~2018년 1월과 2018년 8~10월, 2019년 10~12월 세 번의 급등 시기가 드러난다. 김 교수는 이 세 차례의 급등 시기가 정부가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한 시기와 일치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교육부는 수능을 절대평가화해 무력화하고자 했으나 보수층의 반발 등에 부딪혀 2017년 8월 논의를 유예했다”며 “논의 유예는 수능 절대평가 포기로 받아들여졌고 수능 영향력 유지로 해석됐는데, 이 시기가 아파트값 1차 폭등 시기와 겹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급등 시기인 2018년 8월에는 교육부가 수능 절대평가화 여부를 공론화한 결과, 수능 상대평가 유지와 수능 위주 대입 전형 강화가 결정됐다.

세계일보

2018년 8월 17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의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 발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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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파트값 폭등 시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자녀 입시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하며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를 명분으로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수능 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조치가 시행된 시기와 일치한다.

김 교수는 “수능전형은 서울 및 특정 학군으로의 집중을 부르는 ‘구심력’을 발휘하고, 학생부 전형은 지방으로의 분산을 부르는 ‘원심력’을 발휘한다”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수능 영향력 강화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사교육비 절감, 지역균형발전,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이라는 여러 사회경제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능이 아닌 학생부 위주 대입정책이 자리 잡아야 한다”며 “학생들의 역량을 생각했을 때도 수능처럼 정형화된 문제와 주입식 교육이 위주가 되는 교육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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