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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A-POINT] '손흥민 공백+갯벌 잔디' 벤투의 옳았던 현실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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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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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울로 벤투 감독의 투톱 변화는 적절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27일 저녁 9시(한국시각) 레바논 시돈에 위치한 사이다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은 이란을 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이 다리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가장 큰 우려는 역시 득점력에 대한 부분이었다. 최근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도 좋은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컸다.

손흥민의 공백 속에 벤투 감독의 선택은 황의조와 조규성의 투톱이었다. 지난 몰도바전에서 김건희와 조규성의 투톱을 사용한 적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투톱을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황의조와 조규성이 국가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도 없었기에 전술 변화가 얼마나 제대로 잘 작동되는지가 이번 경기의 관건이었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의 투톱 선택은 옳았다. 먼저 조규성의 높이가 공중볼 장악에 도움이 됐다.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 수비수들도 백패스 실수를 우려해 긴 패스를 평소보다 자주 많이 사용했다. 이럴 때 조규성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계에 도움을 줬다.

또한 이번 경기는 잔디 상태가 심각하게 좋지 않아 중원에서 유기적인 조합 플레이를 펼치기에는 위험성이 따랐다. 선수들도 이를 의식한 듯 무리하게 중앙으로 패스를 찔러주기보다는 측면으로 돌려서 크로스를 올리는 선택지를 선택했다. 황의조 혼자서 페널티박스에서 경합했다면 외롭게 수비진과 싸웠겠지만 조규성이 가세하면서 숫자 싸움에서도 더욱 유리해졌다.

선제골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 황의조가 페널티박스 바깥으로 빠진 상황에서 조규성이 페널티박스로 기습적으로 침투했고, 절묘한 슈팅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조규성의 성실한 움직임은 황인범을 공격적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정우영과 황인범을 같은 선상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앞뒤로 배치하면서 황인범에게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황인범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건 좋지만 정우영의 수비 부담이 훨씬 커지는 선택이었다.

조규성이 전방에서 성실하게 압박해주고, 수비 전환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내려오면서 정우영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덕분에 황인범은 적극적으로 전진할 수 있었고, 황의조가 과하게 수비를 하러 내려올 이유도 없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공백, 패스 플레이를 하기 힘들 정도의 심각한 잔디 상태로 인해 평소 스타일을 내려두고 현실과 타협했다. 이 타협은 적절한 전술 변화였고, 승점 3점을 가져오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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