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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역사학자 전우용, '이재명 욕설' 계백 장군에 빗대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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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역사학자 전우용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욕설 논란에 대해 계백 장군에 빗대 옹호했다.

전 씨는 어제(26일) 이 후보의 소통 앱인 '이재명 플러스'에 기고한 '대의멸친(大義滅親)의 도덕성과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칼럼에 이 후보의 욕설 논란을 옹호하며 "후보의 형이 성남시장 시절 시정에 개입하려 했고 이를 거절하다 생긴 일"이라고 했다.

전 씨는 "이 후보는 시정에 개입하려는 형의 요구를 거절한 탓에 심각한 불화를 겪었다"면서 "어머니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은 형에게 항변하는 과정에서 그 욕설을 그대로 입에 담은 대목이 녹음돼 세상에 퍼졌다"고 설명했다.

또 "엊그제 성남시 유세 중 이 후보는 '녹음이 공개되면 평생 망신스러울 것 같아서 잠깐이나마 형의 요구를 들어줄까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면서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는 자기가 망신당하고 평생 이 일로 고통받더라도, 친인척의 시정 개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내리고 그대로 처신했다"고 했다. "이 일의 전후 맥락을 모르나거 알면서도 욕설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은 그를 비난하지만, 그의 처신이야말로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정개입을 거절한 이 후보의 처사에 대해 대의를 위해 육친의 정을 버린다는 뜻의 '대의멸친(大義滅親)'의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전 씨는 "옛날 옛적, 계백은 칼로 자기 부인과 자식들을 모두 죽였다"면서 "하지만 전후 맥락을 살펴보면 그는 신라-당나라 연합군에 맞서 싸우러 나가기 전에, 자기가 이길 수 없으리라 예상하고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이 행위가 마땅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그래도 그를 '패륜범'으로 매도하는 사람은 없다"며 "오히려 그의 이 행위는 오랜 세월동안 '대의멸친'의 모범으로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자기 가족이 고난을 겪으리라는 걸 잘 알면서도 국외로 망명하거나 의거를 행한 독립운동가들도 세속의 시선으로 보면 '패륜아'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초로 건립된 나라다"라면서 "500년 가까운 조선왕조 역사에서 불가사의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사도세자의 죽음'이다. 하나밖에 없는 자기 자식을 뒤주에 가둬 굶어죽게 만든 것은 민가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사건의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으면, 이 행위 역시 패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영조는 패륜적이거나 정신이 혼미한 군주가 아니었다. 그는 탕평(蕩平)으로 당파싸움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균역(均役)으로 백성들의 군포(軍布) 부담을 덜어주었으며, 준천(濬川)으로 서울을 수해 걱정 없는 도시로 만들었다"라며 "그는 자기 아들에게는 모질었지만, 가난한 백성들에게는 자애로웠다. 정치적으로 큰 업적을 남겼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했던 영조가 천륜을 거스른 것도 ‘대의멸친’이었다. 그에게는 자기 아들보다 백성들의 안위(安危)가 더 중요했다”라고 했다.

전 씨는 윤석열 후보의 무속인 논란을 겨냥한 듯한 연산군 사례를 들기도 했다. “영조와 대비되는 조선시대 군주가 연산군이다. 즉위 후 그는 자기 어머니의 원수를 갚겠다는 사사로운 복수심으로 수많은 선비를 고문해 죽였다”라고 하면서 " 조선왕조실록에는 연산군이 ‘무당굿’을 좋아했으며, 스스로 무당이 되어 악기를 두드리고 노래하면서 죽은 폐비가 들러붙은 형상을 하곤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자기 어머니에 대한 ‘사사로운 의리’만 중시하고 왕으로서 ‘공적인 책무’는 방기했으며 수많은 사람을 참혹하고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갔으니, 그가 공동체가 함께 추구해야 할 ‘선(善)한 가치’를 외면하고 무속(巫俗)에 빠져든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는 결국 우리 역사상 최악의 폭군으로 기록되었다”라고 했다.

전 씨는 "대의멸친, 멸사봉공, 선공후사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온 사람이 이재명"이라면서 "그를 '국민의 대표'로 선택해야만,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다"고 적었다.

김하림 기자(rim03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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