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동네병원서 이걸 어떻게 하나"…동선 나눠야 하는 일반환자 벌써 불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오미크론 대확산 ◆

매일경제

27일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만451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단 3일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2배 늘어난 셈이다. [이승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입구부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진료를 병행할 전국 431곳의 호흡기 전담 클리닉 중 하나다. 정부는 다음달 3일부터 431개 호흡기 전담 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으로 코로나19 검사·진료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코로나19 환자들의 동선 분리를 위한 입구 공사, 진료·검사실 양압·음압 설비 보강 작업을 하느라 하루 종일 바쁜 모습이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차에 탄 채 바로 검사실 앞까지 가도록 하는 '드라이브스루'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까지 처음 설치했다.

이날 만난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일반 환자들이 감염에 대해 걱정이 많기 때문에 드라이브스루 CT 검사를 설치하는 등 동선 분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우리 병원도 점검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당장 설 연휴 직후부터 코로나19 진료를 동네 병·의원으로 확대한다니 제대로 대처가 될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병원 4층에 위치한 재택치료센터에서는 의료진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 때문에 1시간 넘게 전화기를 붙들고 진땀을 빼고 있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정부가 동네 병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와 진료, 재택치료까지 이뤄지도록 대응 체계를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의료 현장 곳곳에선 대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환자의 감염 우려 때문이다. 특히 일반 동네 의원들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선 분리, 음압 시설 등 기본적인 시설 정비가 미흡한 상태다.

이날 방역당국과 대한의사협회는 호흡기 증상 환자와 일반 환자의 대기구역을 칸막이 등으로 분리하고, 양성 환자가 머무른 구역은 소독한 후 일정 시간 환기를 하라고 권고했다. 호흡기 증상 환자의 진료 시간을 일반 환자와 분리하는 방안, 혹은 예약제로 관리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동네 병원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소아과 병원장은 "현실적으로 준비 시간이 너무 촉박한 데다 코로나19 환자 진료 시 소독 등 신경 써야 할 절차가 많은데 누가 정부 지원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진료에 선뜻 나서겠나"라고 말했다.

재택치료 관리도 평일 야간·주말 관리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동네 병원으로선 현실적으로 평일 야간과 주말에 재택치료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일 주·야간은 중앙콜센터 등에 맡기는 이원화 관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내과전문의는 "환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병원에서 환자 상태를 가장 잘 아는데, 야간·공휴일에 다른 병원으로 관리를 넘긴다면 위급 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동네 의원 참여에 대한 공문도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7일에나 각 의원들에 발송돼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는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을 현재 369곳에서 이달 말까지 400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대한의사협회와 공조해 코로나19를 진료할 동네 병·의원도 최소 1000곳 이상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고위험군이 아닌 이들이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받게 됨에 따라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자가검사키트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만에 7000원짜리 검사키트가 2배 이상 올랐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한 것은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검사체계에 신속항원검사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29일부터 고위험군이 아닌 검사 희망자는 선별진료소나 지정된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다음달 3일부터는 반드시 해당 시설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후에야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집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양성이 나온 경우 병·의원을 가지 않고도 선별진료소에서 즉시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유주연 기자 / 한재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