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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금융시장 ‘긴축 발작’…연준 “돈줄 더 세게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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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금융시장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예고에 크게 출렁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해왔던 유동성 파티의 폐막이 코앞에 왔을 뿐 아니라 연준이 예상보다 더 세게 돈줄을 죄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긴축 발작’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지정학적 위험도 고조되고 있어 전세계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포인트(3.50%) 내린 2614.4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30일(2591.34) 이후 약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준의 긴축 예고에, 이날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수급이 크게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시장을 흔들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63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1조8058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172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권에서 삼성전자(-2.73%), SK하이닉스(-3.40%), 네이버(-3.19%), 삼성바이오로직스(-5.94%), 현대차(-1.84%), 카카오(-4.9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2.86포인트(3.73%) 급락한 849.23에 마감했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니케이지수가 전날보다 3.11%, 상하이종합지수도 1.78% 하락마감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월 오른 12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고공행진 하면서 배럴당 90달러대를 찍었다.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현지시간으로 26일 한때 배럴당 2% 오른 90.02달러를 찍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75달러(2.04%) 상승한 배럴당 87.35달러에 마감했다.

연준이 올해 예상보다 더 많이, 더 큰 폭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3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가 2015년과 매우 다른 상황이며 고용시장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금리인상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예상보다 더 많은 6~7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야흐로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국면이 끝나가고 있다”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후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 경험이 꽤 많았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을 낮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자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FOMC 결과가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해 필요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이날 박종석 부총재보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경향신문

코스피가 2600선으로 추락한 27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서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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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박채영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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