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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뉴스]회색 코뿔소 다가오는데…유동성 파티 끝자락 부여잡은 자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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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슈퍼비둘기가 돌변했다" 매의 발톱 드러낸 연준
더 강해진 긴축신호에 위기 직면한 '영끌'·'빛투'
버블붕괴 경고음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유동성 파티
자산가격 폭등에 부익부빈익빈 커지고 성장동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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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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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금융위원회 제공"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는 상황(Party is ending)인 만큼 우리가 맞닥뜨릴 충격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지난 25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 모두발언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던진 화두다. 그는 "2022년 새해엔 경제·금융시장이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긴축 시계가 앞당겨지면서 과열된 자산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중"이라며 이렇게 경고했다. 다시 한번 '회색 코뿔소론'을 꺼내든 것으로 회색 코뿔소는 계속적인 경고로 이미 알려져 있는 위험 요인들이 빠르게 나타나지만 일부러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있다가 큰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내외적으로 위기 대응을 위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지난 몇년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며 경고음이 울렸지만, 유동성을 바탕으로 폭등한 증시와 가상화폐,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그동안 이를 애써 이를 무시해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증시를 시작으로 경고음을 넘어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3000선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우하향을 거듭해 27일에는 2700선이 무너진데 이어 2600선 초반까지 주가가 밀리고 있다. 범위를 넓혀 지난 6월 기록한 최고점(3316.08)과 비교하면 20% 가량 하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풀린 유동성을 바탕으로 10년 넘게 상승장을 연출했던 미국 주식시장도 올해초 만큼은 긴축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동성 파티의 수혜주인 기술주가 몰려있는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4% 넘게 하락하며 완연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밖에 유럽과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체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의 침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다양한 악재가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모두 아우르며 글로벌 증시의 약세를 관통하는 공통 주제은 바로 미국발 긴축이다.

"슈퍼비둘기가 돌변했다" 매의 발톱 드러낸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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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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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연합뉴스27일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슈퍼 비둘기를 자처하며 시장에 무제한 유동성을 제공했던 연준은 더 이상 위기에 빠진 시장을 위한 '립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FOMC 회의 결과에 비해 온건한 발언으로 시장 충격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했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만큼은 매의 발톱을 그대로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2015년과 매우 다른 상황이며 고용시장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인상할 여력(room)이 있다고 밝혔다. 또, 오는 3월 0.5%p 금리 인상을 포함해 향후 매 회의마다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FOMC 회의 결과에 안도하며 2%대 상승률을 보인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하락전환해 약보합세로 마감됐다. 또, 시간외 거래에서 주요 지수가 1% 넘는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8%를 넘어 1.87%대까지 상승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연준 의장으로서 지금까지 발언 중 가장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톤을 유지했다"면서 "금년중 금리인상이 4회 이상일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향후 시장이 금년중 6~7회 인상을 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파로 돌변한 파월 의장의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긴축 행보는 속도의 문제일 뿐 분명히 계속될 것이고, 이는 언제든 글로벌 자산시장에 낀 '버블'의 붕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더 강해진 긴축신호에 위기 직면한 '영끌'·'빛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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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창업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증시 100년 중 지금이 네 번째 버블"이라며 "지난 2년 반동안 밈 주식, 전기차 관련주, 암호화폐, NFT 등에 대한 광적인 투자행태는 2000년 닷컴버블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슈퍼버블이 터질 경우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 확대로 자산시장이 폭등하면서 여러 전문가들 사이에서 버블 붕괴 경고가 나왔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워낙 커 여전히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이 시장에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

연준은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 이어 곧 긴축의 마지막 단계인 대차대조표(B/S) 축소, 즉 양적긴축에 나설 전망이다.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해 연준은 지난 2년동안 채권과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사들였고,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연준의 보유자산은 8조 8천억 달러(한화 1경 454조원)으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준이 2조 달러의 자산을 처분하면 1%p의 금리인상 효과가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양적 긴축으로 돈줄이 말라가면 빚을 내 자산에 투자한 소위 '영끌', '빚투'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장기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돈을 빌려 치솟는 자산시장에 투자해 그동안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맘껏 즐겼지만, 금리가 크게 오르는 와중에 자산가격 하락까지 겹치게 된다면 리스크는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버블붕괴 경고음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유동성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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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위기가 닥치자 기축통화 국가인 미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도 적극적으로 돈풀기에 나섰다. 그런데 풀린 돈이 위기 대응이 아닌 자산시장으로 쏠리면서 각국의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폭등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 2200선을 오가던 코스피 지수는 2020년 3월 1400선까지 하락한 이후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6월 3300선을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로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9년 12월 말 8억 5951만 원 2021년 12월 말 12억 4978만 원으로 2년 만에 30% 넘게 급등했다. 범위를 최근 5년으로 넓히면 상승률은 100%를 넘는다.

사상 초유의 제로금리 시대가 이어지며 자산 가격이 급등한 결과이며, 그 반대 급부로 2021년 3분기중 가계부채는 총 1744조 7천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 자산시장은 여전히 유동성 파티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가 대표적으로 이 회사의 기관투자자 수요조사 경쟁률은 '2023대1'을 기록했는데, 주문 금액을 모두 더하면 1경 5203조 원에 달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는 무려 442만 4470명이 참여해 114조 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성 자체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긴축 전환으로 대다수 성장주가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대표적인 성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에 천문학적 자금이 몰리며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를 경고하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다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이 파티를 즐기고 있다.

이제 막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로 한쪽에서는 하락장 진입 소식이 들려오는 동시에 한쪽에서는 최고가 거래 소식도 들려온다. 심지어 시장이 사상 최장 기간 급등세를 보이며 과열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부족만 앵무새처럼 되뇌며 부동산 가격 우상향을 주장하고 있다.

부익부 키운 자산가격 폭등…긴축 리스크 누구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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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자산 가격 급등은 필연적으로 부의 양극화를 부른다. 실제로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산이 가장 많은 5분위 가구의 순자산은 지난 2019년 3월 12억 7111만 원에서 2021년 3월 14억 8529만 원으로 2년 사이 2억 1418억 원 늘어났다.

반면, 자산이 가장 적은 1분위 순자산은 같은 기간 3252만 원에서 4039만 원으로 789만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2분위도 순자산 증가액도 같은기간 1334억 원에 불과했다.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며 자산증가율은 1~2분위가 높지만, 실제 늘어난 자산액수는 1분위가 이들의 20배가 넘는다.

위기 대응을 명목으로 지속된 유동성 파티가 부익부빈익빈을 더욱 가속화 시킨 셈이다. 그 밖에도 또, 근로의욕 감소와 저출산 고착화 등 자산가격 폭등은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의 성장동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 공포에 미국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등떠밀려 유동성 파티의 종료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부작용을 불러오며 폭등했던 자산 가격의 하락이 의도치 않게 따라올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 리스크가 그동안 유동성 파티를 즐긴 이들 외에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등 코로나19 위기를 온몸으로 받아낸 이들에게도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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