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중국 외교부장 “미국, 올림픽 방해 멈춰야”…미 국무장관과 새해 첫 통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10월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회담하기 앞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새해 들어 첫 전화통화를 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통화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에 “올림픽 방해와 대만 문제로 불장난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두 사람간 통화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왕 부장이 블링컨 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중·미 쌍방의 당면 과제는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화상 회담에서 달성한 중요한 공통 인식이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미가 반세기 이상 왕래해 온 경험과 교훈을 총결산하고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상생협력이라는 3원칙을 명확히해 중·미 관계의 건전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적극 호응해 신냉전과 중국의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항하는 것, 대만 독립 지지 등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이전 정부와 다른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보냈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정상회담 이후 이같은 공감대가 현실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 기조는 실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고 바이든 대통령이 발언을 실천하지도 않았다”며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관한 잘못된 언행을 쏟아내 양국 관계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압박은 중국 인민을 더욱 단결시킬 뿐이고 중국이 강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방해, 대만 문제에 대한 불장난과 카드놀이, 각종 반중 ‘소집단’ 조성을 멈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 이후에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미·중은 이익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이견도 있는 만큼 미국은 책임 있는 자세로 이견을 관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미국은 미국 선수들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응원하며 중국 국민이 새해를 맞은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왕 부장에게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왕 부장은 각 측이 긴장을 자극하고 위기를 조장하는 일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입장에 힘을 보탰다. 그는 “한 국가의 안보는 다른 국가의 안보를 해치는 대가로 얻어져서는 안 되고, 지역의 안보는 군사 집단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으로 보장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가 중시되고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추가 공격이 제기하는 세계 안보와 경제적 위험을 강조하면서 긴장 완화와 외교만이 책임 있는 해결책이라고 말했다”고 짤막하게 통화 내용을 전했다. 국무부는 두 사람이 지난해 정상 회담에 따른 전략적 위험 관리와 보건 안전, 기후 변화 등에 있어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