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러시아, 우크라 침공한다면 시점은? ...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변수가 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러시아 군대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의 한 고속도로에서 탱크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2월4일 시작되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현재 전력 배치 등을 볼 때 2월 이전에도 언제든 침공이 가능하지만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감안하면 올림픽 기간에는 침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 측 협상단 대표인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26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얄타에서 열린 유럽전략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지금부터 2월 중순 사이에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징후를 분명히 봤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어 베이징 올림픽(2월4~20일)이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선택한다면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변론회 석상에서 각국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베이징동계올림픽 휴전 결의’를 준수할 것을 호소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을 포함하는 1월28일부터 3월20일까지 전쟁을 중단하자는 유엔 총회 결의를 지키라는 메시지였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이 이런 메시지를 낸 상황에서 러시아가 올림픽 기간에 군사행동을 강행한다면 올림픽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될 수밖에 없고, 중국의 체면도 손상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더라도 올림픽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변수는 군사 전략적 측면이다. 전문가들은 2월 안에 공격하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러시아군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순수히 군사적 관점에서는 땅이 얼어 있는 2월에 공격을 개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2월 이후에는 땅이 녹아 러시아 기갑부대가 이동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셔먼 부장관의 말처럼 올림픽 이후 2월 중·하순 침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2월4일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을 완화할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협상이 그 전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때만 가능하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26일 러시아 측에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서면답변을 제출했다.

물론 베이징 올림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에 변수가 될 지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 내에서도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푸틴 대통령의 계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무엇이 이익인지에 기반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2008년 8월 베이징 하계올림픽 기간에 남오세티야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를 침공한 바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