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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서울 도심 탄천에 수달 가족이 산다"...한강 수계 번식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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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도심 탄천에서 천연기념물 수달 가족이 포착됐다. 한강 수계에서 수달이 무리를 이루고 생활하면서 번식까지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숲여울기후환경넷은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 1일 탄천에 설치한 무인카메라를 통해 어미 수달이 새끼 수달 두 마리와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27일 밝혔다. 숲여울기후환경넷은 이와 별도로 수컷 성체인 수달의 모습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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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탄천에서 확인된 수달 가족 3마리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숲여울기후환경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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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탄천에서 확인된 수달 가족의 모습. |숲여울기후환경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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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울기후환경넷 박명우, 박상인 공동대표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수달은 지난해부터 탄천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는 수달 ‘달달이’와 새끼 두 마리다. 한강 본류와 지천에 서식하고 있던 수달이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6년 천호대교 북단에서 수달 가족의 모습이 포착된 바 있지만 당시는 이미 새끼를 데리고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다. 당시 생태전문가들은 수달 가족이 외부에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수달 새끼 2마리는 태어난 지 약 6개월 정도 지난 개체로 추정된다. 생후 성장이 빠른 수달은 6개월 정도면 어미와 크기가 거의 차이나지 않는다. 식육목 족제비과인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다. 몸길이는 65~110㎝이며 꼬리는 30~50㎝ 정도다. 몸무게는 5~14㎏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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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보호 중인 수달 한 마리가 바위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최유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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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여울기후환경넷은 시민, 전문가 등과 함께 2020년 11월부터 탄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한강과 탄천 합수부로부터 세곡천 합류지점까지 약 8.7㎞ 구간 곳곳에서 수달 발자국과 배설물 등을 확인했다. 이들은 수달 배설물이 주기적으로 확인된 장소에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수달의 활동 모습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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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탄천에서 확인된 수달 발자국. |숲여울기후환경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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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보호협회 박원수 대표는 “앞으로 한강 수계에 사는 수달의 생존·번식에서 탄천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탄천 생태계를 잘 보전하면 수달들이 탄천을 넘어 한강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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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보호 중인 수달 한 마리가 메기 한 마리를 먹고 있다. 최유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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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계에서 수달이 잇따라 포착되자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에코맘코리아, 자연의벗 연구소 등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서울수달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수달 보호 캠페인 및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수달이 포착된 한강 지천은 탄천 외에 고덕천, 성내천, 여의샛강, 안양천, 중랑천, 청계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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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4일 실시한 한강 밤섬 조사 당시 확인된 수달 발자국. |김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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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수컷 수달이 자기 영역 표시를 위해 한강 지천 곳곳에 들르면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탄천에서 확인된 개체들 중 새끼들은 조만간 독립해서 떠나고 탄천에는 어미 수달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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