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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다신 만나지 말자"… 국내 시장서 '탈주'하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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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코스피 하락폭 -11.8%… 다우지수 -5.97의 두배

개인투자자 순매수 규모 급감… "차라리 美장 간다"

전문가 "저가매수 기회" 불구 실망한 투심 돌리기 글쎄

아주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닷새째 하락하며 2700선 아래로 내려가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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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K주식을 하지 않겠다.”, “회복하면 미주(미국주식)로 간다. 국장(국내 시장)은 쳐다도 안본다.” 주식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코스피 3000포인트를 견인했던 개미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주식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다른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석 달 연속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달 25일 기준 미국주식 순매수 금액은 20억9488만 달러로 나타났다. 매수금액은 125억4236만 달러, 매도금액은 104억4748만 달러다.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매수액은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11월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0월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주식 4억4639만 달러를 순매수했으나 11월에는 26억9368만 달러로 매수금액이 증가했고, 12월에도 24억789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대로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지난 10월 2조8305억원을 순매수한 개인들이 11월에는 1조7927억원을 순매도하며 팔자세로 돌아섰고, 12월에는 6조3688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시장에서 급격히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에는 4조808억원을 순매수 중이지만 작년 1월 개인의 순매수 금액인 18조7119억원 대비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시장 이탈과 미국 주식시장 유입은 미국 시장 대비 국내 시장의 큰 변동성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에 올 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8.73%, 다우지수는 -5.97%를 기록한 반면 코스피 지수는 -11.80%로 다우지수 하락폭의 두 배를 뛰어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그간 국내 증시의 미국 증시 대비 상대적 저평가 원인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에서 나타나는 차이가 크다”며 “산업구조를 3차 산업,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고객에 대한 지배력을 강하게 가진 플랫폼 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익의 질이 국내 시장보다 높고, 밸류에이션도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주식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깨지고 있는 것도 개인들의 이탈을 조장하고 있다. 최근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킨 대표적인 주식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1일 오창 공장 화재로 인해 이틀간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어 지난 26일에는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9.1% 하락한 32만8500원에 마감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오스템임플란트, 에코프로비엠까지 이어진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갖은 악재와 카카오 경영진에 대한 문제, LG엔솔 상장에 따른 수급 악화까지 1월은 최악의 한 달이 되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 긴축 쇼크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PER는 10배가 깨졌고 PBR는 0.9배까지 후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국내 증시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주가 수준은 매수구간이라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600선은 기술적인 지지선이자, 12개월 선행 PBR 5년 평균인 2646포인트, 10년 평균 2679포인트를 하회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는 패닉 셀(매도) 구간”이라며 “보유보다는 매수의 영역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염승환 이사도 “갖은 악재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악재는 대부분 노출된 상황이며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투자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유럽도 자동차 수요가 올해 크게 늘 수 있어 2차전지와 전기차 관련주 투자는 크게 늘어나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및 에너지 패권 싸움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주 중심의 비중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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