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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증권사 1분 먹통에 LG엔솔 10만원 날아가"…투자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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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10분가량 접속지연…KB·대신·신금투도 1분내외

LG엔솔 시초가 59.7만원 형성 이후 10분 새 10만원 하락

뉴스1

LG엔솔 상장날 하이투자증권 접속지연 현상. 오전 9시3분부터 9시6분까지도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하이투자증권 MTS 갈무리)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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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서상혁 기자 = #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1주를 받은 직장인 정모씨는 27일 상장날이 되자 곧장 매도하기 위해 아침부터 대기했다. 9시 개장시간에 맞춰 하이투자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앱을 켜자 동그라미만 뱅글뱅글 돌면서 접속자체가 되지 않았다. 정씨가 접속에 성공한 시간은 오전 9시7분. LG엔솔의 시초가는 59만7000원이었지만 9시7분에 공모주를 매도하려고 보니 이미 51만원수준까지 하락해 있었다. 정씨가 최종 매도한 시점은 9시10분, 가격은 48만5000원이었다.

LG엔솔 상장날인 27일,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 개장 직후 수분간 접속지연 현상 등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제때 주식을 매도하지 못해 분통을 터트렸다. 접속이 지연된 수분 사이에 LG엔솔 주가는 10만원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손실분을 증권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접속지연이 가장 뚜렷하게 발생한 곳은 하이투자증권이다. <뉴스1>에 들어온 투자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접속지연은 9시 개장 직후부터 9시10분 정도까지 지속됐다. 신영증권에서도 접속이 어려웠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LG엔솔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공동주관사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일시적으로 접속이 느려지는 현상이 일부 있었다. 접속 지연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1분 내외가 걸렸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최대 180만명까지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 용량을 증설했고 이날 아침 최대 동시접속자는 103만명 수준으로 파악돼 접속 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다"면서 "다만 장 초반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체결통보' 프로세스에 병목현상이 발생해 이 과정에서 전체 증권사 시스템에서 1분 미만의 지연현상이 일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KB증권의 시스템에서는 접속지연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IT업계 한 시스템 전문가는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한번 접속에 성공한 이후엔 조회나 매매거래 등에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한꺼번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접속인증 서버에 병목현상이 발생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KB증권 등 타 증권사들은 접속지연 시간이 비교적 짧아 시스템적으로 큰 무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1~2분 사이에 주가 변동이 컸기 때문에 1분의 지연도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엔솔이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하다보니 상장 첫날 증권사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됐다. 지난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일에는 미래에셋증권 MTS에서 1시간 넘게 오류가 났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날에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킨 바 있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이에 대비해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은 각각 동시접속자 수용량을 180만명, 130만명 수준으로 늘렸고 대신증권은 서버를 평시보다 10배이상 증설했다.

그러나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60만원으로 형성될 조짐을 보이자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까지 일시에 몰려들어 앞다퉈 매물을 내놓으면서 접속량이 폭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을 받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상장 첫날 접속하는 비중이 약 40% 정도 된다. 증권사들도 이에 맞춰 시스템을 증설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이날은 LG엔솔을 (균등배정을 통해) 1~2주 정도만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최소 200만명 이상으로 많았고, 시초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즉시 수익실현을 하려는 수요가 몰리며 접속지연 현상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투자자들은 종목게시판이나 투자커뮤니티 등을 통해 '증권사가 손실분을 배상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자'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전산장애가 발생했을 때 장애가 발생했던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손실분에 대한 금액을 배상했지만 이번 장애는 '접속지연'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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