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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벤처투자 7.7조원 '역대 최대'… "올해 2조원 규모 벤처펀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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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받은 기업 2438개사…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기업도 2배 증가

중기부, 올해 2조원 이상의 벤처펀드 조성… 제2벤처붐 안착 목표

아주경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1년 신규 벤처투자 실적 성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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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처투자가 7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투자 건수와 건당 투자금액, 피투자기업 수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한해 동안 총 2438개사가 평균 2.3회에 걸쳐 31억 5000만원의 투자를 받은 셈이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는 7조 6802억원을 기록했다. 종전 역대 최대 실적인 2020년 투자실적(4조 3045억원)을 3조 3757억원(78.4%) 경신한 규모다.
코로나19 유망산업이 증가세 견인… 비대면 분야 투자 2배 증가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년에 투자가 감소했던 업종이 투자를 회복하면서 전체 업종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 유망산업으로 부상한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유통·서비스업 △바이오·의료 분야가 총 2조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벤처투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ICT서비스 업종은 전년 대비 1조 3519억원(125.6%) 증가한 2조 4283억원을 기록하면서 단일 업종에서 최초로 투자 증가액 1조원, 투자액 2조원을 달성했다. 유통·서비스업도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투자가 증가한 1조 4548억원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많은 투자 증가를 견인했다. 바이오·의료의 경우 업당 투자금액이 다른 업종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뚜렷한 업종별 투자 트렌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투자 상위 3개 업종은 △전기·기계·장비(23.5%) △영상·공연·음반(16.5%) △ICT제조(13.9%) 순이었다. 주요 투자분야가 전통 제조업, 문화·공연 중심에서 코로나19 시대 유망산업 분야인 △ICT서비스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업종으로 변화한 것이다.

지난해 비대면 분야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4조 119억원으로 역대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분야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초로 50%를 상회했다.
대형투자‧후속투자 활발… 규제 완화 통한 대형화 유도 효과

지난해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의 업력별 현황을 살펴보면, 업력 3~7년 사이 중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크게 증가하며 전체 45.3%를 차지했다. 해당 기업군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3조 48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벤처캐피털(VC)들이 창업단계에서 투자한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이면서 후속투자 또는 스케일업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 중 100억원 이상 대형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총 157개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은 2017년 29개사에 불과했으나 스케일업 투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0억원 투자받은 기업의 총 투자 유치액 합계는 3조 573억원으로 전년 1조 1713억원 대비 2.6배 이상 증가했다. 30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기업은 19개사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100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기업(두나무, 엔픽셀)도 최초로 나타났다.

지난해 후속투자는 5조 4646억원으로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2%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 후속투자액(2조 858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전년 전체 벤처투자액(4조 3045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다.

대형투자와 후속투자의 증가는 2020년 8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시행으로 이전까지 개별펀드별로 적용되던 의무투자 기준이 총자산으로 변경되면서 펀드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운용 중인 펀드가 이미 일정 지분 이상 투자한 기업은 특수관계인이 돼 동일 운용사의 다른 펀드가 후행 투자할 수 없었던 규제를 폐지하는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대형화 유도 효과도 작용했다.

지난해 투자 상위 10개 VC의 총 투자 합계는 2조 3230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의 약 30.2%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3738억원을 투자한 새한창업투자였다.

다만 서울·수도권 지역에 벤처투자가 집중되면서 지역별 양극화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수도권의 벤처투자 비중은 70% 이상, 서울은 50%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서울은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해 전체 투자금액 대비 비중이 56.3% 수준까지 상승했다.
중기부, 비수도권 지역투자 및 중간회수시장 활성화 계획

중기부는 올해에도 제2벤처붐을 더욱 견고히 하고, 신속한 벤처펀드 결성을 통한 벤처투자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를 통한 2조원 이상의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을 지난해 12월에 공고해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1차 출자 분야는 △스마트대한민국 △스케일업 △청년창업 △글로벌 △지역뉴딜 △소재·부품·장비 △글로벌 분야 등으로, 총 43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에는 약 6000억원 이상 규모의 2차 정시 출자사업을 공고해 나머지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 조성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2차 출자사업에는 중간회수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M&A펀드, LP지분유동화펀드와 비수도권 벤처투자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역뉴딜 벤처펀드가 포함된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벤처투자가 지속 성장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벤처투자가 확대되는 추세이고 국내 벤처투자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양적 확대를 해왔지만 금년에는 양적 긴축과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펀드 결성과 벤처투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장관은 “벤처투자가 위축되지 않고 제2벤처붐을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2조원 이상의 펀드를 만들고, 제도적으로도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과 복수의결권 도입 등 유니콘 기업의 탄생과 투자확대를 위한 제도도 반드시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수도권에 쏠린 벤처투자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의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조만간 구체적인 지역투자 확대 계획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gol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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