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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광주 붕괴사고 건물서 구조견 '소백' 두번째 실종자 흔적 발견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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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층서 이상반응 '킁킁·멍멍'…벽면 부수고 내부 진입

혈흔·작업복·머리카락 확인…산악·재난현장 경험 풍부

뉴스1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가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소방청 제공)2022.1.2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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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김동수 기자 = 광주시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 119인명구조견이 또다시 실종자를 발견했다.

지난 14일 첫번째 실종자를 발견한 데 이어 두번째 실종자의 흔적을 구조견이 찾은 것이다.

27일 소방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3분쯤 중앙119구조본부 구조견교육대 이민균 훈련관(46)과 김성환 핸들러(33)가 인명구조견 소백이와 함께 사고 건물 27층 내부를 탐색했다.

27층은 상층부에서 쏟아진 잔해물이 겹겹이 쌓인 탓에 구조견의 수색 작업이 제한적이었다.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 콘크리트 잔해와 철근 등을 일부 정리하자 소백이가 분홍색 가벽 주변을 이리저리 맴돌았다.

꼬리를 세우고 코를 킁킁거리며 바닥 냄새를 맡던 소백이는 붕괴로 막힌 석고벽 출입구를 향해 "멍멍" 짖기 시작했다.

소백이의 반응에 이 훈련관과 김 핸들러가 피켈(등산용 손도끼)로 석고벽을 부수고 내부로 진입했다.

건물 내부를 수색한 지 한 시간쯤 지난 오후 5시10분 두 구조대원은 손전등으로 부서진 벽 틈을 비췄다. 손전등 불빛이 향한 곳 외에는 시커멓고 슬래브로 보이는 바닥 지붕층이 쌓여 있어 진입하기 어려웠다.

이들은 손전등을 이용해 육안으로 확인한 뒤 오후 5시30분쯤 두번째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과 작업복을 발견했다.

1시간 10분 뒤인 오후 6시40분쯤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해 혈흔과 작업복을 최종 확인했고 다음날 오전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을 재차 확인했다.

사고 건물 내부는 2차 붕괴 우려로 구조 인력과 중장비가 많이 투입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구조견들이 수색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민균 훈련관은 "소백이는 냄새를 맡고 무엇인가를 인식하면 짖는다"며 "짖는 모습을 보고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벽을 부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훈련관은 "소백이는 산악, 재난현장 등 다방면으로 구조 경험이 풍부하고 정확한 인지력을 가지고 있다"며 "꾸준한 반복 훈련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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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인명구조견 '소백'(소방청 제공)2022.1.27/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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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이는 래브라도리트리버 종으로 올해 9살 7년차 베테랑 구조견이다. 산악과 재난현장 등에 220여회 출동해 생존자 1명, 사망자 10명을 발견했다.

소백이는 평소 온순한 성격으로 훈련 적응도가 뛰어나며 재난현장에서 두려움 극복도 빠른 편이다. 소백이는 역할을 다하고 3월 은퇴를 앞두고 있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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