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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허닭' 삼키더니 업계 2위도 꿀꺽…"밀키트 시장 공룡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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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명절을 집에서 보내는 이들을 겨냥한 가정간편식과 선물세트가 대거 출시됐다.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간편식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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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밀키트(Meal Kit)’ 1위 업체인 프레시지는 2위 업체인 테이스티나인과 약 1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프레시지로선지난해 11월 건강·특수식 업체인 ‘닥터키친’, 올 들어 간편식 업체 ‘허닭’, 물류업체인 ‘라인물류시스템’에 이은 네 번째 M&A다. 프레시지는 협력사의 간편식 기획·생산·유통판매를 돕는 B2B(기업간거래) 비중이 크고, 테이스티나인은 25개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편의점·홈쇼핑 등에서 간편식을 파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비중이 크다. 이날 정중교·박재연 프레시지 공동대표는 “서로 시너지가 나는 1·2위 기업 간 연합전선을 통해 간편식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업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밀키트를 비롯한 간편식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2020년 4조 원대로 커졌고, 올해는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냥 먹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즉석조리식품’과 알맞게 들어있는 식재료를 간단히 조리하는 ‘밀키트’ 등을 가정간편식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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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에 따라 기존 식품업계는 물론 외식 브랜드와 호텔, 가전업계까지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 전문점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각각 그룹 내 외식 브랜드인 ‘라그릴리아’와 ‘빕스’ 등과 협업해 파스타·피자·짜장면·볶음밥·폭립 등 식사류 간편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편식은 ‘외식’도 대체하고 있다. 전국 유명 식당들과 손잡고 내놓은 레스토랑 간편식(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 새로운 성장 품목으로 떠오른 것이다. 롯데마트의 ‘송추가마골 LA꽃갈비’, 홈플러스의 ‘매드포갈릭’과 ‘오발탄’ 간편식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원할머니 보쌈족발’, GS25의 ‘부대찌개 정식 도시락’ ‘봉골레 칼국수’, CJ프레시웨이의 ‘봉추찜닭’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 업계에선 롯데호텔이 지난해 12월 호텔 레스토랑 요리법을 담은 밀키트 ‘롯데호텔 1979’를 출시했다. 조선호텔의 경우 최근 한·중·일식 등 각 분야 셰프의 요리법을 담은 제품을 내놨고, 호텔신라는 오는 설을 앞두고 처음으로 ‘프리미엄 떡갈비 밀키트’를 명절 선물세트로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식품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그릴 등이 결합한 조리기기인 ‘비스포크 큐커’를 출시하면서 프레시지·오뚜기·테이스티나인·호텔신라·CJ제일제당 등과 함께 전용 밀키트 메뉴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 요리·셰프 콘텐트 확산, 구매 채널 간편화 등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리가 일종의 향수라면 매 끼니를 챙기는 것은 생활이고 현실”이라며 “간편식이라는 편의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원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데 시간과 힘을 투자하는 과거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간편식 정보를 공유하는 것 역시 사회적 욕구를 해소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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