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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시민들, 어느 검사 받을지 헷갈려…일부 동네의원은 검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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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1시쯤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 신속항원검사소 앞. 검사소 앞에 30여 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광주시는 이날부터 전남, 경기도 평택·안성과 함께 오미크론 변이 대응체계가 작동된 곳이다. 이들 지역은 60세 이상 고위험군이나 확진자 밀접접촉자 등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첫날이다 보니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같이 사는 딸이 확진돼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이 PCR이 아닌 신속항원검사 대기줄을 찾아온 게 한 예다. 보건소 직원은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자를 가려내느라 진땀을 뺐다.

기자도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검사신청서에 인적사항만 적으면 됐다. 증상 유무는 묻지 않았으나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서) 발급 여부는 확인했다. 설명서대로 검체 채취용 면봉을 꺼내 콧구멍 안쪽을 원 그리듯 10회 정도 문질렀다.

면봉은 함께 동봉된 용액통에 넣으면 된다. 이후 용액 3~4 방울을 임신테스트기처럼 생긴 ‘검사용 디바이스’ 위에 떨어뜨린 뒤 간호사에게 건네면 끝이다. 대조선(C라인)에만 빨간줄이 표시되면 ‘음성’, 시험선(T라인)까지 표시되면 ‘양성’이다. 15분가량 기다린 후 음성이 나오자 음성확인서를 발급해 줬다.

검사자들 중에서 간혹 PCR 검사장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113명 중 3명(오후 1시 기준)이 양성 반응이 나와서다. 시민들은 “30분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어 PCR검사에 비해 간편하다”면서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데 ‘음성’을 믿고 사람을 만나도 되는 건지 걱정된다”는 반응이었다.

같은 날 오전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의 하나의원.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이 병원 허성옥 원장은 파란색 방호복을 입은 채 환자를 진료했다. 언제 신속항원검사 요청이 들어올지 몰라서다. 환자를 보던 중 간호사가 메모지를 내밀었다. 검사 의뢰가 들어왔다는 신호였다.

진료를 마친 허 원장은 건물 3층에 있는 호흡기 클리닉으로 올라갔다. 환자에게 의심 증상이 있는지 등을 물어본 뒤 긴 면봉을 콧속에 넣어 검체를 채취했다. 허 원장은 “오늘 오전에만 신속항원검사를 받겠다고 9명이 방문했다”며 “젊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진료비가 5000원이라는 것까지 다 알고 왔더라”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동네 병원으로 알려진 곳 중 일부가 문을 닫거나 검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평택·안성시 해당 병원 5곳 중 1곳은 이날 휴진이었고, 2곳은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평택=진창일·최모란 기자,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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