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이다 보니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같이 사는 딸이 확진돼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이 PCR이 아닌 신속항원검사 대기줄을 찾아온 게 한 예다. 보건소 직원은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자를 가려내느라 진땀을 뺐다.
기자도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검사신청서에 인적사항만 적으면 됐다. 증상 유무는 묻지 않았으나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서) 발급 여부는 확인했다. 설명서대로 검체 채취용 면봉을 꺼내 콧구멍 안쪽을 원 그리듯 10회 정도 문질렀다.
면봉은 함께 동봉된 용액통에 넣으면 된다. 이후 용액 3~4 방울을 임신테스트기처럼 생긴 ‘검사용 디바이스’ 위에 떨어뜨린 뒤 간호사에게 건네면 끝이다. 대조선(C라인)에만 빨간줄이 표시되면 ‘음성’, 시험선(T라인)까지 표시되면 ‘양성’이다. 15분가량 기다린 후 음성이 나오자 음성확인서를 발급해 줬다.
검사자들 중에서 간혹 PCR 검사장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113명 중 3명(오후 1시 기준)이 양성 반응이 나와서다. 시민들은 “30분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어 PCR검사에 비해 간편하다”면서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데 ‘음성’을 믿고 사람을 만나도 되는 건지 걱정된다”는 반응이었다.
같은 날 오전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의 하나의원.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지정된 이 병원 허성옥 원장은 파란색 방호복을 입은 채 환자를 진료했다. 언제 신속항원검사 요청이 들어올지 몰라서다. 환자를 보던 중 간호사가 메모지를 내밀었다. 검사 의뢰가 들어왔다는 신호였다.
진료를 마친 허 원장은 건물 3층에 있는 호흡기 클리닉으로 올라갔다. 환자에게 의심 증상이 있는지 등을 물어본 뒤 긴 면봉을 콧속에 넣어 검체를 채취했다. 허 원장은 “오늘 오전에만 신속항원검사를 받겠다고 9명이 방문했다”며 “젊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진료비가 5000원이라는 것까지 다 알고 왔더라”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동네 병원으로 알려진 곳 중 일부가 문을 닫거나 검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평택·안성시 해당 병원 5곳 중 1곳은 이날 휴진이었고, 2곳은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광주광역시·평택=진창일·최모란 기자,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