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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기사는 직고용 근로자"…9년만에 2심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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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지휘·명령받아…근로자 파견관계 충분히 인정"

뉴스1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간부를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2013년 9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518명 2차 근로자지위확인 집단소송 돌입 기자회견에서 불법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2013.9.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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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이 근로자 확인 소송을 내 9년만에 2심에서 승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전지원 이예슬 이재찬)는 수리기사 A씨 등 4명이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4명 중 3명에게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으며 나머지 1명에게는 삼성전자서비스가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고용기간 동안 협력업체 기사와 정규직 기사 임금의 차액만큼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들 4명에게 지급해야할 금액은 총 1억2171만원에 달한다.

재판부는 "기사들이 삼성전자서비스 사업의 핵심 업무인 수리와 유지보수에 관해 직간접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서비스를 위한 근로에 종사했다고 판단된다"며 "근로자 파견관계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 등 1335명은 앞서 2013년 7월 협력업체는 경영상 실체가 없고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했다며 삼성전자서비스와 근로계약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으며 이후 상당수가 항소를 포기했다. 2심에 와서도 다수 기사가 소를 취하하면서 2심 원고는 최종적으로 4명에 불과했다.

2심 재판부는 협력업체의 독립성 여부, 협력업체 및 기사들의 성과 관리 및 업무 지시 등을 종합 판단해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의 인력 채용과 운용, 퇴직에 관여하고 근무시간 조정, 업무 부여 및 업무 수행 방식에도 직접 관여하거나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협력업체는 구조적으로 전문적인 인사·지원 기능이 결여돼 있거나 부족했다"고 봤다.

또 "협력업체 대표자는 삼성전자서비스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력업체의 규모별로 정해진 적정 월급을 받았다"며 "이는 협력업체의 수익과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기사들이 고객의 수리 요청을 삼성전자서비스의 전산시스템에서 직접 배당받아 업무를 수행했고 업무매뉴얼을 제공받은 점 등을 근거로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서비스의 지휘·명령을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협력업체 소속 기사들에 대한 교육을 삼성전자서비스가 주도했고 협력업체가 소속 기사들의 근무태도 점검, 업무 효율성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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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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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심 재판부 판단과 상반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에 전산시스템을 제공한 것은 협력업체의 업무효율을 위한 것"이라며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방안의 하나로 보인다"고 보았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가 제공한 업무 매뉴얼은 서비스 기사들에게 기술정보나 수리 노하우의 제공이거나 수리업무를 수행하는데 참고 기준이 될 뿐"이라며 "반드시 업무매뉴얼에 따라 수리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들은 2021년 2월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당시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사장을 통해 노조원인 기사들의 개인정보를 보고하도록 하고 노조 가입 탈퇴를 종용하고 불이익한 처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형사 재판 판결이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기사 간 근로관계를 인정한 2심 판결에 영향을 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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