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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이어 쿠캣도 인수한 GS리테일 큰 그림은? ‘투자+사업’ 두 토끼 좇지만 시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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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 지난해부터 10여개 스타트업을 인수 또는 투자하며 잇따라 신사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TV홈쇼핑과 오프라인 매장 중심 편의점 사업이 성장 한계에 달하자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단, 스타트업 투자와 홈쇼핑·편의점 사업 중 어느 것 하나 아직 높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시장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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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 지난해부터 10여개 스타트업을 인수 또는 투자하며 잇따라 신사업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적어 주가는 하향세를 기록 중이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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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13개 투자·인수

▷분산 투자 행보…하나만 걸려라?

메쉬코리아, 펫프렌즈, 어바웃펫, 요기요, 팀프레시, 카카오모빌리티, 씨메스, 요쿠스, 쿠캣….

GS리테일이 지난해부터 인수 또는 투자한 주요 기업들이다. 배달대행부터 반려동물, 새벽배송, 모빌리티, 로보틱스, 동영상, 푸드테크까지 분야도 제각각이다. 지난해에만 1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한 GS리테일이 올 들어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을 인수하며 다시 M&A 행진을 시작했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13일 구주 매입과 신주 인수를 통해 550억원을 들여 쿠캣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쿠캣은 푸드 커뮤니티 ‘오늘 뭐 먹지’와 간편식 전문 푸드몰 ‘쿠캣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GS리테일은 4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서고 경영권도 얻게 됐다.

GS리테일의 투자 행진은 경쟁사 BGF리테일의 정중동 행보와 대조된다. BGF리테일은 새벽배송 전문 업체 ‘헬로네이처(2018년)’, 친환경 플라스틱 업체 ‘KBF(2019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 제조 업체 ‘코프라(2021년)’를 인수한 정도다. 2016년 인수한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는 2020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GS리테일이 신사업에 활발히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GS리테일이 흡수합병한 GS홈쇼핑의 ‘투자 DNA’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 전 GS홈쇼핑은 10여년 전부터 약 800개 이상 스타트업에 수천억원을 나눠서 투자해왔다. 그리고 자사가 투자한 스타트업과 협업도 적극적으로 해왔다. 2011년 5월 영화 리뷰 앱 ‘버즈니’에 8억원을 투자해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 운영사로 협업한 것이 대표 사례다.

당시 GS홈쇼핑 대표였던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뉴 투 빅(new to big)’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투자형 경영인이다. 뉴 투 빅은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는 다른 사업 생태계를 만들자는 구호다. 허 회장은 최근 그룹 내 네 번째 CVC(기업 벤처캐피털)를 설립하고 외부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수장으로 영입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에 꾸준히 몰두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과 투자를 동시에 하는 허태수 회장의 경영 모델은 미국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탁월한 투자 감각과 선구안으로 사업보다 투자 부문에서 훨씬 더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각각 보험, 통신이라는 캐시카우 사업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단, 차이가 있다. 워런 버핏 회장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블루칩(우량주)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를, 손정의 회장은 실리콘밸리와 아시아의 혁신 스타트업 위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직접 운영하며 유니콘(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통 큰 투자’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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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업 두 토끼 노리는 허태수

▷워런 버핏·손정의와 달라…성과 필요

허태수 회장은 두 사람과는 또 다른 투자 행태를 보인다.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측면에서는 손 회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투자 금액은 수억~수백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또한 주로 재무적 투자만 하고 경영은 창업자에게 맡기는 손 회장과 달리, 허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은 전략적 투자에도 관심이 높아 보인다. 사모펀드 두 곳과 손잡고 대부분의 인수 자금을 조달하면서 전략적 투자를 한 요기요가 대표적이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가급적 많은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하며 기회를 엿보되, 리스크는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BGF리테일이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GS리테일은 여러 스타트업 지분을 조금씩 가져가는 ‘포트폴리오형 투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자 성적표다.

지난 10년간 GS홈쇼핑이 투자한 스타트업들 중 초대박이라 할 만한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허 회장이 워런 버핏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수익률이 한 자릿수만 돼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리스크가 큰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면 적어도 네댓 자릿수 이상 수익을 내는 초대박 사례가 여럿 필요하다. 손정의 회장은 쿠팡 투자로 1000%(10배) 이상, 알리바바 투자로는 30만%(3000배) 이상 수익을 거둔 바 있다.

GS리테일의 경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홈쇼핑과 편의점 사업이 성장 한계에 다다른 것도 불안 요인이다.

홈쇼핑은 소비자들이 갈수록 TV 대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며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편의점도 5만개가 넘어서며 추가 출점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심야 시간대 매출이 급락하고 인건비는 상승하며 편의점의 강점인 24시간 영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남혐 포스터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이는 등 악재도 많았다.

사업에서 투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그간 투자한 스타트업에서 자금을 회수해야 재투자가 가능하다. 즉, 투자와 사업이 모두 부진하면 더 이상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수년째 하향세인 GS리테일 주가는 허 회장의 ‘뉴 투 빅’ 경영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보여준다.

GS리테일 주가는 2015년 8월 6만96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넘게 우하향하고 있다. 고점 대비 최근 주가는 60% 가까이 하락했다. 경쟁사 BGF리테일의 2017년 12월 고점(24만9000원) 대비 하락률(37%)보다도 훨씬 크다. GS리테일의 요기요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8월에도 이후 5거래일간 주가가 5%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은 기대보다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월 13일 쿠캣 인수 소식을 공식 발표한 이후 5거래일간 주가도 2만9750원에서 2만86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한 유통 전문 교수는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하며 퀵커머스 강화에 나섰지만, 이는 다른 편의점 업체들의 요기요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대안이 없어 요기요에 남아 있지만, 배민이 B마트로 퀵커머스를 직접 하는 대신, 요기요 같은 편의점 배달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탈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며 요기요를 인수한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성장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단, 허태수 회장의 경영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려면 눈에 띄는 투자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4호·설합본호 (2022.01.26~2022.02.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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