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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까지 어눌... 환자 100만 어지럼증, 버티면 안될 5가지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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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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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의 김모 환자는 3년 전부터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 이석증으로 심한 어지럼을 겪은 뒤 빙빙 도는 증세는 없어졌으나 움직일 때마다 어질어질한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중심을 못 잡고 늘 넘어질 것 같다. 대학병원 및 어지럼증 클리닉을 다니며 평형기능검사, 뇌 MRI 등 온갖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만 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넘어질까 봐 불안해서 점점 외출을 줄이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다. 인생 후반 삶의 질과 폭이 어지럼으로 위축됐다.

◇어지럼증 환자 100만명 시대

노인에게 생기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 소뇌와 근골격계에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시각, 귀의 평형감각 및 관절 움직임 감각도 떨어진다. 이에 특별히 질병이 없어도 점차 어지럼증을 느끼며,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 쉽다. 어지럼증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늘어나, 65세 이상은 30%에서 경험한다. 70세 이상 남자는 47%, 여자는 61%에서 나타난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2010년 어지럼증 환자는 59만여 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95만명으로 늘었다. 10년 새 6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시력에 문제가 없는지 봐야 한다. 복용 약물 탓인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이나 고혈압 약은 저혈압을 초래할 수 있어 기립성 어지럼이나 머리가 휑한 느낌이 생길 수 있다. 어지럼증으로 여러 과를 방문하면서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런 약물 복용이 되레 어지럼증 원인이 될 수 있다.

어지럼이 갑자기 생긴다면 가장 흔한 원인인 이석증이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석증과 같은 내이(內耳)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이라면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고도 쉽게 치료가 된다. 만약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한쪽이 안 보이는 등 시야에 이상이 있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손 움직임, 팔다리 힘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똑바로 서지 못하고 비틀거리면서 주저앉을 때는 어지럼증이 뇌졸중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병원에 가봐야 한다.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마다 핑 도는 어지럼증이 생길 때는 기립성 저혈압일 수 있다. 이 경우 낙상으로 2차 피해 위험에 빠질 수 있기에,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항상 천천히 일어나고, 주변에 지지할 수 있는 물체를 붙잡고 일어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어지럼증에 대한 여러 과 협진 필요

어지럼증은 불안감과 활동 제약 등으로 우울증이나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하나, 어지럼증 원인이 워낙 다양하고, 증상이 모호하여, 여러 과를 반복해서 다니게 된다. 중복된 검사를 받으면서 원인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진단이 지연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다양한 원인으로 생기는 어지럼증을 올바로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이 모여서 협력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어지럼증 통합 진료센터를 운영해보니, 신경과에서 진료받던 환자가 이비인후과로 의뢰되어 귀 질환 치료로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이비인후과 환자가 뇌 질환으로 의심되어 속히 신경과로 넘어가기도 한다. 앞서 소개된 환자처럼 여러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으나, 3개월 이상 만성적인 어지럼이 나타나는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 또는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럼증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 치료나 항우울제 약물 치료로 증상 개선이 이뤄지기도 한다.

고령사회의 숙명, 노인성 어지럼증을 줄이려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눈이 침침하거나 시력이 떨어졌으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여러 병원을 돌면서 의료진들이 서로 모를 많은 약물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꾸준히 걷고 적당한 운동을 하여 근력과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숙면을 취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가족, 이웃과 교류하며 불안감과 우울감에 적절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 들어 어지럽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야 여러모로 삶이 편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 센터 구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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