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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올 것이 왔다”지만 현장은 당혹, 환자 수 폭증·의료진 감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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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일부 지역에서 시행된 26일 오전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 앞에 PCR 검사 대상자를 분류하느라 의료진이 분주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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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사태 2년 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만명대로 진입한 26일 현장 의료진은 “올 것이 왔다”면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이다. 의료현장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고, 특히 코로나 진료 경험이 없는 동네 병원들은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8개월째 코로나19 음압격리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 이모씨(25)는 ‘1만명대’ 확진자가 현실화된 이날 지난달의 악몽이 떠올랐다. “델타 변이 유행이 한창일 땐 (중환자가 많아)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밥도 못 먹고 일했거든요. 오미크론 감염 환자 중에서도 중환자는 분명 나올 테니 걱정이죠.”

의료진은 당장 밀려드는 확진자에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지역 보건소에서 일하는 역학조사관 A씨는 “너무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환자를 보지 않던 의료진도 ‘1만명’이란 숫자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유행을 계속 감시하며 대응해온 의료진이야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유행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진료를 하고 있던 분들은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의료진이 가장 걱정하는 상황은 역시 환자 수 폭증이다. 엄 교수는 “ 의료진이 확진돼 공백이 생기면 병동을 닫아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환자들이 갈 데가 없어지는 상황도 생길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확진자 수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 변이보다 낮고, 의료 여력도 여유 있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폭증에 대비해 도입하는 신속항원검사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자가항원검사 시행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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