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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동강을 지키는 영월고 '교사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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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영월고 전봉수 선생님 인터뷰

"지역 주민인 아이들과 '영월 동강'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생태환경교육' 시작"

"마을벽화 사업 등 시큰둥해하던 아이들, 참여 후 행복해할 때 큰 보람 느껴"

■ 방송 : 강원CBS<서정암의 시사줌人>(13:05~13:30)
■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서정암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영월고등학교 전봉수 선생님


◇서정암> 마음(心) 속 깊이 있는 이야기를 심도있게 풀어드리는 시사줌인 心터뷰! 환경을 보호하는 데에는 습관이 참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죠. 그리고 이러한 습관은 어릴 때부터 형성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오늘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환경에 대한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시는 교사가 있다고 해서 시사줌인이 직접 찾아왔습니다. 영월고등학교 전봉수 선생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전봉수> 안녕하세요?

◇서정암> 선생님, 저희가 영월고등학교를 직접 찾아왔는데요. 청취자 여러분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전봉수> 서정암의 시사줌인을 사랑하고, 청취해주시는 청취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영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교사 전봉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정암> 네, 반갑습니다. 선생님 원래 어떤 과목을 가르치시나요?

◆전봉수> 네, 원래 저는 영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요. 환경 과목은 아닙니다. 하하.

◇서정암> 그런데 환경과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참 많이 해주시고, 또 독특한 활동도 많이 하시는 거 같은데요.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활동을 하게 되신 건가요?

◆전봉수> 환경 관련 주제는 비단 오늘 내일의 문제는 아니었던 거 같고요. 세계적으로도 관련된 이슈가 많았고, 그 이슈를 만들어내는 주인공, 사람들에게 또는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졌던 사람이 그레타 툰베리라고 하는 15세의 소녀였죠. 이 일은 청소년을 가르치고 있는 저로서도 굉장히 뜨끔한 사건이었고, '저보다 우리 아이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서 저도 그러면 힘을 모아서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정암> 그렇군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청취자 여러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봉수> 간략하게 말씀 드리자면 저는 기본적으로 지역에 있는 관심, 생태적 관심을 융합할 수 있는 부분, 이런 꼭짓점을 많이 찾아다녔던 거 같아요. '영월' 하면 대표적으로 동강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한테 어느 순간 동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는데 그때 아이들이 '더러워요', '가기 싫어요', '그냥 그래요'라는 반응이 너무 많았었던 거예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왜 동강 생각하면 가기 싫고, 더럽다고 얘기를 하게 됐을까. 정작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동강을 지키면서, 그리고 동강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역 주민으로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까'를 고민해봤더니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이들과 함께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해서 '동강생태학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동강 생태뿐 아니라 자신이 하루하루 지구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1일 환경 실천 다이어리'라든지, 폐자원을 문화예술적인 가치를 더해서 새로운 가치로 구현하는 업사이클링 활동이나 '플라스틱 없이 하루라도 살아보자'는 활동 등을 했습니다.

◇서정암>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 게 가장 좋았나요?

◆전봉수> 처음 아이들에게 이러한 프로그램을 소개했을 땐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힘들고, 하기 싫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반면에 이것도 '의미가 있겠다', '재미있겠다'라고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아이들의 삶에서 기후환경이나 생태환경이라는 걸 빼서는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민주시민에 대한 가치를 얘기를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데 거기에 생태적 감수성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생태시민으로 살아가는, 성장하기를 바라는 바람들로 아이들한테 얘기를 많이 하죠. 그런데 아이들이 이해를 해주면 참 고마운 이야기고 이해를 못해줘도 한 번 해보면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서정암> 이게 지금 정규과목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또 고등학생들이면 입시나 이런 것에 바쁠 텐데 정규과목이 아닌데 '이걸 왜 해요'라고 하지는 않나요?

◆전봉수> 다행히 영월고등학교 학생들이 착한 거 같아요. 하자고 하니까 하더라고요.

◇서정암> 그러면 정규과목인 영어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하고 계시고 담임도 맡고 계실 텐데… 아이들이 반응이 좋다고 하셨는데 아이들의 그런 반응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시기도 하겠어요.

◆전봉수> 사실 저는 제가 '왜 이런 일을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 때문이거든요. 아이들의 성장이 눈에 보이고, 조금이나마 유의미한 활동을 하게 하려면 제가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동료 선생님들도 월급 똑같이 받고 하는데 그런 걸 굳이 해서 '네가 받을 이득이 뭐냐', 그런데 교육은 그런 거 같아요. 뭔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옆에서 지켜볼 때 아이들이 조금 더 한 뼘 더 성장할 때, 교사로서 만족감을 느끼고 그랬을 때 그 이유를 찾는 거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그런 걸 통해서 정말 '의미 있었어요', '행복했어요', '실망했어요', '어려웠어요'라는 피드백이 저를 성장시키기도 하고 함께 해야 할 이유를 찾는 거 같기도 해요.

◇서정암> 그렇군요. 저와 선생님 때 학창 시절만 해도 환경 관련된 수업이란 게 없었잖아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어떠신가요?

◆전봉수> 사실 옛날에는 '환경'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죠. 시대적인 부분도 있었고, 개발과 경제 위주의 정책이 있었고, 또 이 정도 수준만큼 환경에 대해서 고민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물을 사 먹는다는 얘기가 옛날 저 초등학교 때만 해도 웃는 얘기였어요. 이제는 물을 사 먹는 것이 일상화되었고, 나중에는 공기도 사서 마시어야 할 정도로 일상화될 거 같아요. 그러니까 시대가 변화고 사회가 변화고 환경이 변하다 보니까 거기에 발 맞춰서 우리 학교라는 공간도 바뀌어야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지점에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저는 이런 교육을 받지 못했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키우는 세대들은 이런 고민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대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까 저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되고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환경이나 생태 교육을 해주고 싶고, 또 사회적 요구도 반영된 거 같습니다.

◇서정암> 아까 제가 우리 학생들을 잠깐 만나봤는데 '선생님의 별명은 뭔가요?'라는 제 질문에 어떤 학생은 "선생님께서 뭘 많이 해서 '이상한 선생님'이에요", 아니면 "열정이 많은 '미친 선생님'이에요"라고 하던데 어떻게 하다가 이런 별명으로 불리게 되신 거 같나요?

◆전봉수> 저는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한테도 그게 투영이 되는 거 같아요. 기력이 빠져있는 아이들 보면 속상한 거죠. 옆에 가서 조금이라도 열정을 넣어주고 싶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바라는 게 혼자 가는 게 아니라 함께 갔으면 좋겠다, 그 열정의 힘으로 너의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이상한 사람, 활동도 많이 구상하다 보니까 귀찮게 하는 사람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정암> 환경 교육 외에도 더 하고 계신 게 있나 봐요.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으세요?

◆전봉수> 기본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이라는 게 있거든요. 학교는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옛날에 그런 말도 있잖아요. '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달려들어야 한다는 말'. 이제는 그 말이 퇴색되어 있는 상태거든요. 교육이라는 것이 온전히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는 말을 저는 동의할 수가 없어서, 말은 '공동체 사업'으로 기본 베이스로 깔고 거기에 살을 덧붙이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 대표적인 것들이 마을 벽화 사업, 이 사업 같은 경우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지역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거나 지역 마을을 찾아다니는 걸 잘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거는 좀 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마을 어르신을 만날 때 그냥 만나는 게 아니라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벽화였고요. 벽화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어떤 그림을 그려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거든요. 고민할 때, 마을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알아야 되니까 자연스럽게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그 얘기를 듣고 난 다음에 학교로 돌아와서 스케치를 하고, 친구들과 협동해서 한 뼘, 한 뼘 자라게 되는 게 저는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마을공동체 사업 중하는 것 중 가장 의미 있는 사업이 벽화사업입니다.

또 다문화 교육 정책도 아이들과 함께 진행했었고 지역에 있는 아픈 역사인 '다크투어' 같은 것도 있잖아요. 어두운 역사, 힘든 역사, 아픈 역사였지만 우리가 그걸 한 번 더 기억하고 의미를 되짚어봐야 된다는 의미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크 뮤지컬 시리즈'를 만들고 있어요. 제가 1월 4일 날 뮤지컬 공연도 했었어요. 이 뮤지컬 같은 경우 인근이 정선인데 정선 사북지역에서 있었던 '사북 항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온 역사는 힘들고 아팠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해서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그 역사에 대한 논문을 공부하고, 논문을 바탕으로 창작 뮤지컬 대본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연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의미 있는 작업들을 조금 더 많이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1월 4일 극을 올린 1탄이 너무 좋아서, 2탄 등 쭉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꼭 담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정치적으로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 '세월호' 얘기거든요. 이것은 반드시 학교에서 다루어야 하는 이야기이고, 교사로서 다루어야 하고, 학생들이 다루어야 할 이야기라고 해요. 그래서 지금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위로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주는 메시지는 정치적이거나 퇴색되는 의미를 다 제거하고 그 의미만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꼭 세월호 이야기를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정암> 많은 작업들을 하시는데 힘들지는 않으세요?

◆전봉수> 물론 힘듭니다.

노컷뉴스

강원CBS 시사프로그램 <서정암의 암쏘해피>에 출연한 영월고등학교 전봉수 선생님. 서정암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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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시사프로그램 <서정암의 암쏘해피="">에 출연한 영월고등학교 전봉수 선생님. 서정암 아나운서 ◇서정암> 간혹 주변에서 '너 때문에 힘들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잖아요. 특히 열정맨들이 많이 듣는 이야기인데 그럴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그리고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전봉수> 솔직히 힘이 빠지는 건 사실인 거 같아요.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로 저를 바라봐주고 계시는 분들도 물론 계세요.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힘을 빼는 순간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도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특출나서가 아니라 이 정도로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제가 아이들의 반응을 많이 살피거든요. 제가 다른 사람의 눈치는 안 보는데 아이들의 눈치는 좀 많이 보는데 그냥 아이들이 웃는 게 좋고, 숨 쉬고 있는다는 게 좋아요. 벽화를 할 때, 교내벽화부터 시작했거든요. 근데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왔을 때 삭막한 공간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 아이들을 한 명, 두 명 벽화에 참여시키고 그 아이들의 손으로 우리 학교를 바꿔보고 싶었고 그렇게 해봤더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했지만 막상 참여를 해보니까 너무 좋아하는 거에요.

그리고 벽화 활동을 했을 때 알게된 시가 있었어요. 그게 정호승 시인의 '고래'라는 시였는데 그 고래의 시에서 주는 메시지는 고래도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와서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듯이 너희도 공부하고, 학습하는 대입에 찌들어있지만 숨 쉬는 건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 있지 않았으면 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과 여러 활동을 만들었어요. 후에 아이들이 하는 얘기가 다 그거였어요. '한 번만 더 하게 해 주세요', '벽화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면 해야죠. 교사는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하면 힘들더라도 해야죠. 아이들이 원한다면 그 힘든 길도 가야만 하는 게 전국에 계시는 선생님들의 마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정암> 오늘 딱 보면 미소가 나오는 선생님을 만나 뵙고 있는 거 같은데 선생님은 그러면 원래 꿈이 선생님이셨나요? 굉장히 사명감이 있으신 거 같은데요.

◆전봉수> 네. 초등학교 이후부터 계속 쭉 선생님으로 살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서정암> 그렇군요. 이제 또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됐는데요. 아이들이 작년에 학교에 많이 못 나왔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아쉬운 점도 많으셨을 거 같은데요.

◆전봉수> 방금 말씀해주셨듯이 학교라고 하는 공간에서 아이들이 빠지니까 너무 허전했었어요. 작년에는 그게 힘들었던 부분이라고 한다면 새해에는 코로나가 마무리 됐으면 좋겠어요.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공간이거든요.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함께 살도 부딪히고, 협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환경운동은 지속적으로 해야 될 거 같아요.

◇서정암> 그러면 올 한 해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전봉수> 올 한해도 역시 연속선 상에 있을 거 같습니다. 다르게 더 추가적인 활동을 구상하고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할 것들,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해왔던 작업은 가져갈 거 같아요. 그중에 하나가 환경 생태 운동일 거 같고요. 그다음에 벽화 사업이나 창작 뮤지컬 사업, 다문화에 관한 이야기, 인권에 관한 이야기, 민주시민으로서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 노동 인권에 대한 이야기 등을 해주고 싶어요. 교과목이 영어지만 이런 이야기는 융합해서라도 가져가서 해줘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문계 고등학생이라서 부족했던 문화 예술적인 이야기도 조금 더 아이들이 많이 표현할 수 있는 것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서정암> 최종적으로 전봉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전봉수> 어떤 선생님이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했어야 되었는데 제가 고민을 많이 못했었던 거 같아요. 요새 '오징어게임'이 한창 유명했었잖아요. 거기서 '깐부'라는 용어가 나오더라고요. 애들이 깐부라는 용어를 많이 써서 봤더니 게임을 할 때 전략적인 자산이나 이런 것들을 충분히 공유해서 동맹을 맺더라고요. 그럴 만큼, 내 모든 정보를 모두 줄 만큼 신뢰해서 함께 갈 수 있는 연대를 맺을 수 있는 친구를 방언으로 깐부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학생들에게 '깐부같은 선생님'이었으면 좋겠어요. 애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고 힘들 때 기대어 설 수 있는 선생님이면 좋겠습니다. 그 바람대로 살아야 하는데 제가 역량이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이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가르침은 '기다림'이었어요. 그래서 기다리면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함께 웃으면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서 깐부같은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서정암> '깐부 같은 선생님' 참 좋을 거 같아요. 저희 때만 하더라도 선생님과 거리감이 컸는데 깐부 같은 선생님이라고 하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기대감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러면 오늘 대화를 정리하는 한 곡을 들으면서 마무리할 건데요. 어떤 곡을 들으면 좋을까요?

◆전봉수> 제가 연식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그리고 가장 '가왕'이라고 인정받는 분이 한 분 계시잖아요. 바로 조용필 선생님이신데 이분이 '바람의 노래'라는 노래를 부르셨어요. '바람의 노래'를 이 분이 부르시고 후배 가수들이 경연 프로그램에서 많이 리메이크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많이 듣다 보니 가사가 너무 좋더라고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고난이나 시련이 비껴갈 수는 없더라도 그래도 그 길을 행함에 있어서 우리들 간의 사랑이 필요하다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함으로써 내 앞에 다가올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겠다'는 것로 해석할 수 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 앞으로 사회를 나가면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할 거 같고, 고뇌를 겪어야 하는 지점이 있을 테지만 쓰러지지 않고 털썩 주저앉을 수는 있지만 다시 털고 일어나서 자기의 길을 걸어나가는 아이들이면 하는 바람으로 '바람의 노래'를 생각했습니다.

◇서정암> 네, 그러면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보내드리면서 영월고등학교 전봉수 선생님과 인터뷰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영월고등학교 학생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전봉수> 네, 감사합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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