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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로나 생이별 사라진다...내일부터 '장례 후 화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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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코로나19 사망자도 장례를 치른 후 화장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이 바뀐다. 기존 지침에 있던 '선(先) 화장·후(後) 장례' 권고가 2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나온 '선 화장' 권고는 과학적 근거없이 유족들이 고인을 충분히 애도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고인의 마지막, 유족이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유족들이 원하면 '선 장례·후 화장'이 가능하다. 사망 소식을 듣고 화장장으로 달려가야만 하는 상황이 사라지게 된다.

그동안 대부분 코로나 사망자는 바로 화장장으로 옮겨졌다. 이때문에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유족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인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화장장에서도 일반 사망자들의 화장이 끝나는 오후 5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여기서도 뚜껑이 닫힌 관 상자를 열 걸음 정도 떨어져 1분가량 지켜보는 것이 유족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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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경기도의 한 화장터에서 유족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됐던 고인을 떠나보내고 있다. [한국장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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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으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고인의 마지막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이 배포할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지침’ 제3판에는 "염습을 생략하고 간이 접견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의 등을 입히는 염습은 제한될 수 있지만 고인의 입관식을 보고 싶은 유가족은 유리창 너머로 참관이 가능하다. 또 유가족이 원한다면 장례식장에 안치하고 화장을 진행할 수 있다. 화장 시간도 일반 시신이 화장하는 시간대로 예약이 가능하다. 유가족이 원하면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운구를 할 수도 있다.



'감염 우려' 인식 개선이 관건



시행 하루 전날인 26일 한국장례협회 주관으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한국상장례문화학회 등의 관계자들이 모여 개정된 장례 지침에 따른 절차를 시연(시뮬레이션)했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장은 "유가족들에게 애도할 시간을 주면서 동시에 감염도 방지하기 위해 직접 시뮬레이션을 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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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지침 개정안 시행 하루 전인 26일 한국장례협회는 개정된 장례 지침에 따른 절차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사진은 실제 사례가 아닌 시뮬레이션 일부 모습이다. 유족이 참관할 수 있는 '간이 접견' 단계다. [한국장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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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부터 5일간의 행정예고 동안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의견은 1건이다. 장례식장 근무자들이 감염 우려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회장은 "일부 현장에서는 일반 고인들처럼 수의도 입히고, 염습도 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번 개정 지침으로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면서도 안전한 장례가 가능하도록 꼼꼼하게 방역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시신을 접촉하지만 않는다면 감염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장례식장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위한 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도 "바뀐 지침을 장례업계 종사자들이 현장에서 수용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주철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전국에 있는 국가재난대비 지정 장례식장 200곳에서 코로나 사망자를 우선 수용할 수 있도록 안치실 구조 개선, 살균기 보급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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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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