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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 장기화에 치솟는 물가… ‘경제고통지수’ 10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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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2서 작년 6.2로 상승

우크라 사태도 변수로 떠올라

세계일보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고통지수가 치솟고 있다. 물가 인상 및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의 위기 요인이 지속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는 등 새로운 변수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26일 캐나다의 싱크탱크인 프레이저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경제고통지수에 따르면 스페인(17.6)과 그리스(15.7), 이탈리아(12.0), 아이슬란드(11.3), 스웨덴(10.9) 등의 국가가 상위에 자리한 가운데 한국은 6.0으로 28위에 올랐다.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한 것으로,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다. 프레이저연구소는 주요 35개국을 대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 수치를 토대로 했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산출한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5개국 중 28위로 비교적 하위권에 속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수치가 꽤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와 실업률을 반영해 산출한 지난해 경제고통지수는 6.2로 2011년(7.4)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4.2)과 비교해도 크게 뛰었다.

여기에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체감물가라 할 수 있는 생활물가 또한 3.2% 상승해 10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업률은 3.7%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했지만, 질 좋은 일자리가 줄어 단기 일자리가 늘고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을 고려할 때 수치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일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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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이날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참가율 변동요인 분석: 경제위기별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취업자 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활률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20년 2월 63.7%에서 같은 해 4월 61.7%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62.8%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여전히 낮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며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고 물류 차질까지 빚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인 만큼 공급 차질이 심화할 수 있는 셈이다.

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는 올해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하다가 내년쯤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IMF는 올해 물가가 선진국에서 3.9%,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에서 5.9% 각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1.6%포인트, 10.0%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4.4%로 0.5%포인트 하락했다. 황수빈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외환위기 때보다는 회복속도가 빠르고 금융위기 때보다는 느린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영·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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